美소비자물가 ‘깜짝’ 하락에…엔화 환율 2% 급락

by김상윤 기자
2024.07.11 22:39:52

6월 CPI 전월대비 0.1%↓…예상치 크게 밑돌아
3개월 연율기준 근원CPI 2.1%까지 뚝 떨어져
끈적한 주거비 상승률도 0.2% 상승에 그쳐
9월 금리인하 가능성 85%까지 치솟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깜짝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엔화 가치가 2% 가량 절상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달러·엔 추이 (그래픽=마켓워치)
1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35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 떨어진 158.62엔을 기록 중이다(엔화가치 절상).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75% 떨어진 104.27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가치가 뚝 떨어진 것은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석달째 둔화세를 이어나가면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오르며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예상치(3.1%)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하며 이 역시 시장예상치(0.1%상승)을 크게 하회했다.

6월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3%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4%)에 밑돌았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개월 간 상승률은 연율 기준 2.1%까지 뚝 떨어졌다. 연준의 목표치(2%)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다.

지난달(3.4%)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0.065%)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밑돌았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대비 2.0% 뚝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전월대비 증가율은 1.0%에 그친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대비로는 3.8% 내렸고, 전년동월대비로는 2.5% 하락했다.

여기에 중고차 가격도 1.5% 하락한 것도 도움이 됐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0.1% 떨어졌다. 신차가격 역시 전월대비 0.2% 하락하며 6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여전히 끈적했던 주거비도 상승폭이 둔화됐다. 주거비는 지난달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0.4%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폭 둔화된 것이다. 전년동월대비로는 5.2% 올랐다. 임대료와 소유주 등가(OER) 임대료는 모두 0.3% 상승했다. 항공료 역시 0.5% 하락하며 두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4.1%로 올라서고, 뜨거웠던 물가가 석달 연속 둔화세를 이어나가면서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보다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물가지표가 완만한 추가 진전을 보였고, 더 좋은 데이터가 연준 목표치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드워치에서 9월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85.4%까지 치솟았다. 12월 금리가 현재보다 50bp(1bp=0.01%포인트) 이상 내려갈 확률도 86%에 달한다.

찰스 슈왑의 상무이사 리처드 플린은 “연준과 금리 인하를 간절히 바라는 투자자 모두에게 케이크 위에 얹은 체리”라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이르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견조한 고용지표와 인플레이션 둔화의 종합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