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의 농식품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여야 막론 농업 홀대 비판

by김형욱 기자
2018.08.09 16:28:21

이개호 "정부에 농업 중요성 강조…예산 확보 노력"
도덕성보단 정책검증 중심…일부 가족 관련 의혹도
과거 개 식용 지지 취지발언 해명 진땀.. "동물복지 관심"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농해수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가 9일 5개월 동안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개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 정부의 농업·농촌 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개호 후보자는 이 같은 비판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 농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위원은 “기획재정부와 예산을 협의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장관을 5개월이나 공석으로 놔뒀다”며 “문재인 정부의 농업 홀대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전체적으로 1.8% 늘었음에도 농해수 관련 예산은 오히려 4.1% 줄어든 현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단명하는 농식품부 장관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농식품부 장관직은 1948년 이후 70년 동안 평균 임기가 1년1개월에 불과하다. 이 후보자는 “1년 반 가량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며 “임기 중 다른 생각 않고 일만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분야 홀대를 우려하는 건 여당 위원도 마찬가지였다. 김현권 위원(더불어민주당)은 “문 정부 들어 모든 분야가 변하는데 농업분야만 그대로라는 목소리가 강하다”며 농정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와 국민에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식도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내 농림어업수석실이나 농업위원회 구성 건의의 뜻도 밝혔다. 현재 청와대 내 농업 담당은 경제수석실 산하 농업비서관이 맡는다. 그는 “취임한다면 예산이 줄어들지 않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대 과제로 청년, 후계농의 농업·농촌 정착을 꼽았다. 그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과 함께 농업인 기초소득보장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쌀값 상승이 밥상물가 인상의 주범이란 지적에 대해선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부 쌀 목표가격이 최소 19만4000원(산지 80㎏ 기준) 이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야당 위원을 중심으로 자녀 부정 채용와 처가 불법 건축물 소유 의혹 등 가족 관련 도덕성 검증도 이어졌다. 그러나 통상적인 장관 청문회와 비교해 검증의 칼 끝은 무뎠다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과거 개 식용을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이 공격당하며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는 “저는 개인적으로 개를 식용하지 않는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 가볍게 했던 발언이 정제되지 않고 알려져 여러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동물복지에 대단히 큰 관심이 있고, 앞으로 축산 문화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면서 “향후 동물복지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일반적 자문 외에 주요 정책 심의 기능까지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농해수위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끝낸 직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