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동원한 불법적 국회 침탈…내란·반란죄 처벌 누구까지

by한광범 기자
2024.12.04 15:55:25

실패한 친위 쿠데타…尹 포함한 가담자 다수 처벌 확실시
헌법·계엄법 명백히 위반…국회 내 체포시도까지 ''충격적''
내란 우두머리 최대 사형…부화뇌동도 5년 혹 7년형 가능
경찰 지휘부·계엄군 부대장도 대상…부대원도 처벌할까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실시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패한 친위 쿠데타로 마무리됐다. 계엄 조치의 위헌·위법성이 속속 드러나며 윤 대통령을 비롯해 계엄에 가담한 인사들의 내란죄 처벌이 확실시되고 있다.

헌법은 계엄에 대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한해 선포하도록 하고 있다. 또 계엄을 선포할 경우엔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가 아님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또 비상계엄 선포 후에는 국회에 통고조차 하지 않았다.

헌법 위반보다 더 큰 문제는 계엄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다. 계엄법은 계엄사령관의 관장사항으로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만 규정하고 있다. 입법부인 국회의 경우 계엄사령관 관장과 무관한 것이다. 국민 대의기관인 국회의 권능을 존중하기 위해 1949년 계엄법 제정 당시부터 유지돼 온 조항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경찰(국회경비대 등)을 동원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막았다. 의결 정족수 미달을 노린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군을 동원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쿠데타 행태였다. 윤 대통령은 707특수임무단과 제1·3공수특전여단,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특임대(SDT) 동원해 국회 장악을 시도했다.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사이에, 계엄군인 280여명은 3일 밤 11시 48분부터 4일 새벽 1시 18분 사이에 특전사 특수작전항공단의 특수작전용 헬리콥터 24대 등을 타고 국회 경내로 진입했다.



이들은 중무장한 상태였다. 소총으로 무장한 이들은 별도로 실탄까지 지급받아 소지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샷건, 소총, 기관단총, 야간투시경, 통로개척장비 등까지 갖췄다. 아울러 국회 내에는 저격수까지 배치가 됐다. 계엄군인들은 본관을 둘러싸는 것을 넘어 항의하는 시민들과 야당 관계자들을 위협했다.

다수 계엄군이 시민 등과 대치하던 와중에 일부 계엄군 다수는 국회 우측 구석의 한 사무실 유리창을 깨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법적 체포를 위해 국회 본관 경내를 샅샅이 수색했고, 이 모습은 국회 CCTV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국회에 불법적으로 난입한 계엄군. 이들 역시 군형법상 반란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사진=한광범 기자)
헌법은 국회의원에 대해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는 불체포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계엄법도 국회의원에 대해선 계엄시라도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과 법률을 모두 위반한 체포 시도였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계엄 해제와 관련된 조항도 어겼다. 계엄법은 국회가 의결을 통해 계엄 해제를 요구한 경우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고 이를 공고하도록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건의안이 의결된 지 무려 3시간 30여분이 지난 시점이야 계엄해제안을 의결했다.

군경을 동원해 불법적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를 짓밟은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내란행위라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다. 한 고위 법조인은 “이번 비상계엄은 명백한 친위 쿠데타”라며 “너무나도 명백하게 내란죄에 해당한다.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민주당도 “헌법상에 비상계엄 시에도 여러 기관의 권리과 권한을 제한할 수 있지만 국회는 예외로서 함부로 건드릴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윤 대통령이 내란죄의 우두머리”라고 결론 냈다.

결국 윤 대통령 등 이번 비상계엄 가담자들은 내란죄 처벌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분에 따라 민간인의 경우 형법상 내란죄로, 군인 신분의 경우 군형법상 반란죄가 적용될 전망이다.

형법은 내란죄에 대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두머리의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무기금고만 규정하고 있어 이들 중 하나만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로 인정될 경우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내란죄의 경우 헌법에서 인정하는 대통령 불소추 권한의 예외 범죄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이 현지에 있더라도 수사가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내란죄는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에 대해선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항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계엄 모의에 참여한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 국회 장악 시도에 관여한 경찰 지휘관들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망이다. 또 부화수행(부화뇌동 유사어)하거나 단순 폭동 관여한 자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의원 폭행에 직접 가담한 국회경비대 경찰관들이 여기 해당할 수 있다.

이번 폭거에 참여한 군인들에겐 군형법상 반란죄가 적용될 전망이다. 군형법은 반란죄 수괴의 경우 사형에 처하도록 하고 모의에 참여하거나 반란을 지휘하거나 반란에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사람 등에 대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계엄에 군부대를 동원한 군장성들은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고, 일부 체포조 등도 여기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회 진입에 동원된 계엄군들의 경우 ‘반란에 부화뇌동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사람’으로 분류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에 처해질 수 있다. 통상 지휘관을 제외한 일선 부대원들의 경우 처벌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할 경우 단순 계엄군으로 참여한 부대원들도 군검찰의 판단에 따라 처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