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플랫폼 위기 속…승차거부 없는 '타다' 돌풍
by한광범 기자
2019.01.28 16:02:06
지난해 10월 첫출시…입소문 타며 호출 200배 폭증
출발 서비스 지역, 서울→경기 과천·성남 분당 확대
승차거부·고객 대응 매뉴얼 선보여…재이용률 8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택시 반발로 잠정 중단된 가운데 시장에선 쏘카 자회사인 VCNC가 내놓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는 승차 서비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VCNC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타다는 승차 거부가 없다는 점과 우수한 서비스로 출시 초기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며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기록하고 있다.
타다 가입자수는 서비스 개시 한 달 후인 11월7일 7만을 기록한 후, 지난달 7일 13만에 이어, 서비스 100일째인 지난 15일 25만명을 넘어섰다. 타다 측은 이 기간 호출 건수의 경우 200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다를 처음 이용한 뒤 다시 이용하는 비율이 80%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용자 수의 급증은 드라이버 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타다 드라이버는 ‘타다 드라이버 앱’을 통해 신청을 하면 운전 경력 등에 대한 심사를 거친 후 등록이 완료된다. 전업과 파트타임을 포함해 현재 7000여명 정도가 타다 드라이버로 등록한 상태다. 이들은 타다가 보유한 400여대의 차량을 시간에 따라 운행한다.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차량을 ‘쏘카’로부터 대여하고 운전기사에게 용역을 주는 방식이다. 차량은 11인승 카니발이다. 이는 임대 차량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의 예외 조항 때문이다. 동법 시행령 18조는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경우 중 하나로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을 규정하고 있다.
타다가 법 규정을 피하기 위해 11인승 카니발 차량을 이용했지만 안락한 실내 환경 등으로 인해 오히려 인기 유발 요인이 되고 있다. 타다를 자주 이용한다는 전모(35)씨는 “타다를 이용하며 택시 서비스의 문제점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며 “경쟁 체제를 통해 모든 승차 서비스의 질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이 꼽는 타다의 최대 강점은 승차거부가 없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타다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면 배차 시스템에 의해 승객이 없는, 가장 가까운 차량이 ‘바로 배차’ 된다. 드라이버는 이용자 탑승 전까지 목적지를 알 수 없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심야 시간에 목적지에 따라 경우에 따라선 택시를 잡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과 달리 타다는 대기 시간이 있지만 배차가 어렵진 않게 이뤄진다.
그동안 택시 승차 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던 문제도 대폭 개선했다. 일부 택시의 경우 여전히 흡연 등으로 인해 택시 안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등 실내 청결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타다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통해 드라이버들에게 차량 안팎을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드라이버들은 정기적으로 차량 안팎을 청소하고 운행 전 차내 상태와 비품을 재정비해야 한다.
타다는 아울러 승객 대응 매뉴얼을 드라이버들에게 교육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매뉴얼에 따라 드라이버는 차량 탑승 고객에게 사적인 대화를 거는 것이 금지됐다. 아울러 차내 오디오 시스템으로 재생할 수 있는 것도 클래식 등 극히 일부로 제한된다. 이와 동시에 안전운행을 위한 매뉴얼도 마련돼 있다. 매 운행이 끝날 때마다 승객은 앱을 통해 드라이버를 평가할 수 있다.
요금 역시 배차와 함께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통상 택시보다 10~20% 비싸지만 할증 시간대의 경우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탄력요금제를 실시하고 있어 호출이 많은 시간대의 경우 요금이 상승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선 휴대전화 충전기를 비롯해 와이파이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타다는 아울러 차량 내부 서비스를 한층 높인 ‘블랙’ 차량 50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블랙 차량에선 공기청정 필터와 섬유탈취제 등의 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된다.
폭발적인 인기로 타다는 기존에 서울(출발지 기준)에서만 실시하던 서비스를 28일까지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까지 확장했다. 도착지의 경우 기존 서울 전 지역, 경기도 구리·하남·성남·과천·광명·안양·부천·의정부에서 이날부터 고양·수원·용인이 추가됐다. 타다 측은 추후에도 수요와 요청이 많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타다는 이밖에도 공항 도착 서비스인 ‘타다 에어 공항샌딩 서비스’와 프리미엄 대형 밴 서비스인 ‘타다 VIP 밴 서비스’ 운영하고 있다.
타다 관계자는 “첫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이 마중물로서 새로운 이동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실하게 보여주었고, 택시 등 기존 이동 수단들이 타다 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객센터 문의나 기존에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을 출발지나 도착지로 입력되는 상황 등을 통해 수요에 따른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