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폭염주의보…휴가철 삼겹살 가격 괜찮을까

by김형욱 기자
2018.07.24 15:42:16

배추·무·양배추·수박 등 일부품목 도매가격 큰폭 상승
돼지고기 폐사 증가에도 가격 안정세…불확실성 여전

이달 8일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 정육코너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유례없는 폭염에 무, 배추 등 농축산물 일부 품목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휴가철 소비가 늘어나는 삼겹살 등 품목은 아직까지 안정세이지만 이번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불안감이 남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이 집계한 23일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을 보면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2844원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보다 22.1% 올랐다. 특히 한 달 전인 6월 중순 1561원과 비교해 두 배 남짓(82.2%↑) 오르며 소비자 체감 부담은 더 크다. 무 역시 개당 1490원으로 평년보다 22.1%, 한 달 전보다 30.3% 올랐다.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유례없는 폭염에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작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급등은 아직 폭염 피해가 두드러지지 않은 다른 작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여름철 수요가 급증하는 수박도 8㎏ 기준 1개당 1만7860원으로 평년의 1.5배 이상(53.7%↑)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83.1% 늘었다. 폭염보다는 수요 급증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지만 수박 같은 시설채소도 폭염이 이어지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여름 대표 과일인 포도나 사과도 현재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폭염 장기화와 함께 언제든 햇볕데임(일소) 현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휴가철을 맞아 삼겹살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크다. 올 들어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가 지난 23일 오전 기준 125만마리를 넘어섰다. 닭(118만마리) 등 가금류가 대부분이지만 가금류처럼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돼지도 7838마리 폐사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아직 안정 흐름이다. 지육 도매가 기준 1㎏당 4865원으로 평년보다 8.3% 높은 수준이다. 폐사한 마릿수가 전체 사육마릿수에서의 비중이 아직 0.07%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겹살과 곁들여 먹는 (청)상추는 4㎏당 1만9596원으로 평년보다는 22.5% 낮은 수준이지만 한달새 두 배 이상(133.5%↑) 올랐다. 양배추도 평년보다 61.7%, 한 달 전과 비교해선 무려 135.1% 올랐다.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평가받은 1994년 통계청이 집계한 채소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5%로 198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두 번째였다. 과실류와 축산물 물가도 각각 21.3%, 3.1% 올랐었다. 이번 더위 역시 1994년에 버금가는 만큼 추가적인 농가 피해와 소비자가격 상승 여지는 여전하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진 일부 품목에만 영향이 있지만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만큼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며 “배추, 무 등 밥상물가와 관련 큰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 조절 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에 급등한 배추·무 가격 추이. (수치=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