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맥스 운항 중지에 항공·부품株 ‘털썩’

by박태진 기자
2019.03.13 17:26:54

에티오피아 사고에 이스타항공 2대 운항정지
티웨이·대한항공 올해 14대 도입..주가 2~4%↓
하이즈항공·아스트 등 보잉 관계사 타격 우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부가 최근 에피오피아항공 추락사고를 일으킨 기종 ‘보잉737 맥스8’의 운항을 중지키로 하면서 해당 기종을 사용하거나 도입하기로 한 항공사들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또 보잉에 항공기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주춤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기종을 도입키로 한 국내 항공사의 단기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심리적인 불안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은 전 거래일대비 4.33% 하락한 7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089590)은 전일대비 3.42% 하락한 3만6700원에, 대한한공은 2.52% 하락한 3만2900원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항공사 주가가 빠진 것은 보잉737 맥스8 2대를 이미 도입한 이스타항공이 이날 자체적으로 운항정지 조치를 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737 맥스8 기종이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전원(157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의 10여개 국가는 물론 해당 기종을 사용하는 해외 항공사들도 자체 운항정지를 실시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다음 달부터 올해 6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이 4대씩을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내년 이후 리스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반면 올해 보잉737 맥스8 도입 계획이 없는 에어부산(298690)과 진에어(272450),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주가는 이날 올랐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향후 해외 사고조사 진행상황 등에 따라 제기되는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도입 시기에 맞춰 해당 사항들이 해소되는 경우에만 도입을 허가할 계획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해당 기종 도입을 금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향후 보잉737 맥스8 도입이 예정돼 있는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기재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실제로 항공기(보잉737 맥스8) 도입을 금지한다고 한다면 국내 항공사들의 외형성장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국적사들이 도입키로 한 기종의 규모가 14대이고 기존에 도입된 2대까지 합치면 총 16대인데, 도입이 중단되면 공급과잉 우려는 낮아지겠지만 실적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와 유사하며, 기체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에 보잉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항공우주(047810) 주가는 전일대비 0.28% 하락했다. 하이즈항공(221840)은 0.68%,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0.15%의 하락률을 가각 기록했다. 아스트(067390)는 지난 12일에는 전일대비 8.93%나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는 보잉(B)737을 비롯, B767, B787, A350 등의 기체구조물을 제작하고 있다. 하이즈항공도 B787, B737, B767에 들어가는 기체부품을 제작해 관계사들에 납품하고 있다.

또 아스트는 B737 기종에 사용되는 기체격막구조물, Sec48(후미동체부분) 등을 제작한다. 샘코도 B737, B777 등의 점검도어 및 날개구조물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보잉은 올해 B737의 생산량을 월 52대에서 57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로 인해 자칫 부품사들의 실적에도 악역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보잉이 힘들면 보잉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들도 어려워진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잉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보잉 737 기종에 대해 판매가 줄어들면 관계사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기체 결함 등으로 밝혀질 경우 해당 부품과 연관된 업체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현재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같은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