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강안 철책 169km 걷어낸다…軍 유휴시설 8300개도 철거

by김관용 기자
2018.11.20 17:21:20

국방부·권익위, 국무회의 보고
2021년까지 전액 국비 투입해
불필요한 해·강안 철책 및 초소 등 유휴시설 철거

폐기된 군 시설물로 지뢰 매설 지대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동해안과 서해안에 적 침투를 막기 위해 설치됐던 군 경계 철책이 대거 철거되고 첨단 과학화 장비로 대체된다. 또 사용하지 않고 방치됐던 군부대 안과 밖의 유휴 국방·군사시설 8299동이 철거된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군부대가 무단으로 점유해 사용하던 사유지에 대한 보상과 매입도 본격화 된다.

국방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2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유휴 국방·군사시설 관련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관계부처 간 협업을 통해 마련한 개선방안을 공동 보고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유휴 국방·군사시설로 인한 국민 불편 해소와 지역개발 활성화를 위해 권익위가 개선방안을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를 토대로 쓰지 않는 국방·군사시설 철거를 추진해 2021년까지 3522억 원의 국비를 들여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국방부는 2021년까지 작전수행에 필요한 시설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해안 및 강안 철책과 초소 등 유휴시설을 전액 국비를 투입해 일제 정리·개선한다. 먼저 해·강안 경계철책 413.3km중 이미 철거가 승인된 114.62km외에 169.6km를 추가하는 등 2020년까지 284km를 철거한다. 기존 철책 중 꼭 필요한 지역 129km를 제외한 68%(284km)가 철거돼 그동안 주민들의 출입이 제한됐던 해·강안지역이 주민에게 개방된다. 또 철거된 지역 중 134km에는 최첨단 감시장비가 설치된다.

철거지역 중에는 해수욕장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충남 서천 춘장대해수욕장~장항항 구간(455km) △충남 안면도 만리포 해변(1.87km) △인천 만석부두~남항입구(3.44km) △경기 화성 고온이항 출구~모래부두(6.5km) △강원 고성 대진항~화진포 해수욕장(1.57km) △경북 영덕 죽변~봉산리 구간(7.1km) 등 동해안과 서해안 주요지역이 포함돼 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부대 내·외 시설 중 노후하거나 안전상의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시설 8299개소(120만㎡)도 2021년까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이중 부대 내부시설이 6648개소고, 부대 외부시설이 1651개소다. 이중에는 해안과 강변에 사용하지 않고 있던 군 초소 483개소가 포함된다. 철거되는 시설은 전국 50개 지자체에 분포돼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 3199개소, 경기도 2754개소, 전남 476개소, 인천 479개소 등 전국에 산재돼 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철책·초소 철거 승인 권한을 합동참모본부에서 작전사령부로 조정해 일반 국민들이 군사시설 철거를 요구할 경우 행정처리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특히 국방부는 올해 말까지 군에서 점유하고 있는 토지 중 사유지에 대한 측량을 실시해 내년부터 배상이나 매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유휴 국방·군사시설과 관련한 민원을 분석한 결과, 모두 1172건이 접수됐고 이중 57%(676건)가 국유지 환매, 사유지 무단 점유, 시설철거 등의 민원이었다. 권익위는 이를 토대로 실태조사를 추진해 지난 1월 국방부에 유휴 국방·군사시설 정리 개선 방안에 대한 제도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박은정 권익위 위원장은 “국방부가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주택가와 해안 지역의 유휴초소나 경계철책을 철거하고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국민권익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빈발민원 분석을 통해 국민들의 불편사항이 해소되도록 각 부처와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번 유휴시설 철거는 충분한 작전성 검토를 거쳐 추진되는 것으로, 안보와 특별히 경계가 필요한 시설은 장비를 더 강화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국민 친화적 국군으로 거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