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수학교 설립 갈등 마침표…"나쁜 선례" 비판도
by김소연 기자
2018.09.04 17:21:04
'무릎호소' 1년 후, 지역주민·국회의원 갈등 마무리
개교 예정된 특수학교에 '합의' 불필요 지적제기
|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 터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설립추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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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서울 강서구을이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장애인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에 합의했다. 장애 학생 부모들이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한 지 1년 만이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합의의 대가로 ‘국립한방병원 건립 시 학교 부지 활용’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교육감과 김 의원은 4일 오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마무리하하겠다”며 “지역사회와 학교가 서로 배려하며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 갈등해소에 미흡했던 점에 유감을 표했다. 이어 국립한방병원 건립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향후 서진학교 인근의 학교 간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학교부지가 병원건립에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의미다.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시설 건립, 특수학교에 학생 배정 시 강서구 학생 우선 배정 등에도 합의했다.
서울 강서구지역은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놓고 1년간 갈등을 겪었다. 주민들은 국립한방병원 건립이 시급하다며 특수학교 건립에 반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장애학생 부모들이 서진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 꿇고 호소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미 내년 9월 개교가 예정된 특수학교 때문에 교육청이 행정·법적으로 불필요한 절차를 추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수학교 설립은 교육감 고유권한이라 지역 주민이나 국회의원과 합의 없이도 추진이 가능하다. 더욱이 강서구에 신설되는 서진학교는 교육청 소유인 학교용지(옛 공진초등학교 터)에 세워진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도 추가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해야 하고 갈등이 계속 발생할 수 있어 지역 주민과 상생·협력 차원의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