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실적악화에 주요기업 임원 연봉 줄었다

by장종원 기자
2016.03.30 18:43:57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장 연봉 큰폭 줄어
최악 경기침체에 조선·중공업도 연봉 한파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국내 주요기업 등기 임원 중 5억원 이상을 받는 고액 연봉자 명단이 30일 공개됐다. 경기불황 여파로 전년(2014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연봉이 감소했는데 그 가운데서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중공업계의 어려움이 연봉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30일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2015년 주요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비롯해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등기이사의 연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킹은 권오현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었다. 권 부회장은 급여(20억 8300만원), 상여(48억 37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49억 5400만원을 받았다. 2014년 145억원 7200만원을 받아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던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대표는 47억 9900만원으로 100억여원이 줄었다.

윤부근 소비가전부문 대표는 36억 9700만원으로 전년 54억 9500만원보다 줄었고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도 전년 38억 6400만원에서 줄어든 31억 7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 차지한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이익이 감소해 상여금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작년과 같은 20억 1800만원, 김신 사장은 15억 6600만원, 김봉영 사장은 11억 58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20억 1700만원의 연봉을 신고했다. 전년 14억 800만원에서 보수가 8억원 가까이 늘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도 전년보다 2억원가량 늘어난 10억 39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주요 기업 등기임원 중 전문경영인 연봉(자료: 각사)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던 정유화학업계는 등기이사의 연봉도 올랐다. 허동수 GS(078930)칼텍스 회장은 지난해 15억 1969만원을 받았다. 급여 12억 5579만원, 상여 2억 639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 11억 4680만원보다 증가한 수치.

조선업계는 한파를 피할 수 없었다.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영상 포스코대우(047050) 대표이사는 5억 3300만원로 연봉공개 대상 기준을 간신히 넘겼다. 급여가 2억 6000만원, 상여가 2억 7100만원이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7억 67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는데 급여는 5억 5100마원, 상여는 2억 900만원이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0억 5300만원을 받아 10억원 선을 넘었다. 급여 7억4800만원, 상여 2억91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400만원 등이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2억 700만원을 받았다. 포스코측은 “권 회장이 1월 30%, 8~10월 20%에 달하는 급여를 자진 반납한 금액은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98억원의 보수를 받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현대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에서 각각 56억원과 42억원을 받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총 24억6600만원을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조 회장은 한진과 대한항공, 한진칼에서 각각 11억 4600만원, 27억 5000만원, 25억6000만원을 받아 총 64억 5600만원을 받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53억 48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29억 7900만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억 3100만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급여가 공개되지 않았다.

주요 기업 등기임원 중 오너 연봉(자료: 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