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쇼크에 5월 수출도 20%대 감소세…반도체가 '방파제'

by김형욱 기자
2020.05.21 23:00:00

1~20일 수출액 203억달러…전년대비 20.3%↓
반도체 13.4%↑…승용차·석유제품은 절반 ''뚝''

항해 중인 컨테이너선 모습. 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코로나 쇼크로 5월 수출도 20%대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선방하며 감소 폭은 최소화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5월1~20일 수출입현황(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이 기간 우리나라 수출액은 203억달러(약 24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5억달러 대비 20.3% 줄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여파에 따른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몰리는 만큼 감소 폭에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20일까지의 감소 폭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반등은 어렵다.

우리나라 월별 수출액은 올 2월 412억달러로 전년대비 4.3% 증가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그 직후 코로나19가 국내외에서 본격 확산하며 3월(469억달러) 0.2% 감소로 반락했고 4월(366억달러)로 감소 폭이 25.1%까지 커졌다. 이 추세라면 2개월 연속으로 전년대비 20%대 감소 가능성도 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선전이 그나마 감소 폭을 줄였다. 반도체 수출액은 이 기간 13.4% 늘었다. 지난 4월엔 전년 수출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4.9% 줄었으나 올 들어 매월 75억달러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서 모바일 수요는 감소했지만 비대면 산업 확산으로 서버 등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승용차(-58.6%)와 석유제품(-68.6%) 등 수출액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대부분 품목이 부진했다. 선박 수출액이 전년대비 31.4% 늘었으나 2년 전 수주한 선박건조 실적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그나마 선방 중인 반도체 역시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리 메모리반도체 전체 수출의 45.6%(지난해 기준)가 대 중국 수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간접 타격 가능성이 있다.

국가별로도 코로나19 회복 흐름에 있는 대 중국 수출액 감소폭(-1.7%)은 제한적이었을 뿐 주요국 수출 모두 어려웠다. 미국(-27.9%), EU(-18.4%), 베트남(-26.5%), 일본(-22.4%) 등 대부분 국가가 마찬가지다.

이 추세라면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월별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도 있다. 5월1~20일 수입액은 230억달러로 역시 전년대비 16.9% 줄었으나 감소 폭은 수출액보다 적었다. 1~20일 기준 27억달러 무역수지 적자다. 지난 4월은 14억달러 적자였다.

업종별 수입액을 보면 정보통신기기(13.1%)와 기계류(0.1%), 승용차(27.2%) 수입은 늘었으나 반도체(-8.6%)와 원유(-69.3%), 가스(-7.3%) 등은 줄었다. 에너지 수요 감소와 함께 국제유가가 큰 폭 내린 영향이다. 국가별 수입액은 EU(18.7%)·베트남(14.1%)이 늘고 중국(-3.6%), 미국(-24.1%), 일본(-7.9%), 중동(-67.5%)은 줄었다.

관세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