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율, 올해는 동결"…12·16 후속법안 등 무더기 연기
by김미영 기자
2020.04.27 16:31:05
20대 국회, 이번주 사실상 마지막 법안 심의
부동산 법안, 코로나19 추경안에 밀려 ‘후순위’ 전망
“총선 이긴 與, 시장상황 따져 속도조절해야”
| 여야가 오는 28일부터 20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법안 심사에 착수해, 종부세 강화법안 등의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종부세법안을 심의할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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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율을 올리려던 정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지난해 내놓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입법적 뒷받침은 물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 등도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21대 국회에서 재논의될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오는 28~29일 각 상임위원회를 열어 계류 중인 법안 심의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기획재정위원회는 이 기간에 종부세법 개정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관심은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16대책을 담아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1~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율을 최대 0.3%포인트, 3주택 이상 혹은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세율을 최대 0.8%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이 골자다. 1주택을 보유한 고령자에 한해 종부세를 깎아주는 방안도 담겼다.
본격 논의 전이지만 여당에서조차 법안 통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야당이 반대하는데다 당장 발등의 불은 ‘코로나19 추경안’인 까닭이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책을 담은 추경안 논의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논의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업계에서도 정부여당이 시장 상황을 감안해 무리하게 밀어붙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시가는 2년 연속 크게 올렸는데 최근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며 “종부세율까지 올리면 종부세 대상자는 삼중고를 안게 돼 여당에서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전 법안 처리가 불발되면 올해 종부세율은 작년 그대로 유지한다.
1가구 1주택에 적용되는 장기보유 특별공제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하는 등의 소득세법 개정안은 아예 심의 안건에서 빠질 것으로 전해졌다. 종부세법안과 함께 12·16대책의 후속조치 세트 법안이나 심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곧 시행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뒷받침하는 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나 전망은 밝지 않다.
분양가상한제 지역 거주자에 2~3년 거주 의무를 부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실거주실태 조사 권한을 부여해 위반자는 처벌토록 하는 법안이 심의될 예정이다. △임대주택 등록 시 취득세·재산세 혜택 축소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제한 △임대차 보증금 미반환으로 피해 발생 시 등록말소 후 세제혜택 환수 등 12·16대책에 담긴 다른 법안들도 대부분 통과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법안 처리를 서둘러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해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오는 29일이 지나면 20대 법안 심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다. 정부 여당은 20대 국회에서 매듭짓지 못한 이 법안들을 21대에서 재추진하겠단 방침이다.
특히 서울 등지에서 전세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전월세 상한제와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추진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나 시장에선 일시적인 전월세 급등 우려를 들어 반대하는 정책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고삐가 한층 강화될 수도 있다. 이미 국세청에선 다주택자들의 ‘꼼수 절세’ 방편으로 이용돼온 부동산 법인에도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도록 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다.
21대 국회가 5월 말 시작되면 본격적인 법안 논의는 올해 가을께부터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법안을 다시 발의해야 하는 등 시간이 소요돼서다. 고준석 동국대 교수는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법안 추진의 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오히려 속도조절이 가능해졌다”며 “가격 조정을 받고 있는 시장이 더 얼어붙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