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19.1% 후유증…'피로'·'호흡곤란' 가장 흔해
by양희동 기자
2022.04.04 17:50:34
12개월 후 피로 57.4%·운동시 호흡곤란 40.4% 등
초기 코로나에선 건망증 32.1%·수면장애 23.5% 겪어
치매·심부전·탈모 등의 위험도 높이는 경향도 나타나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400만명을 넘어 국민 ‘4명 중 1명’ 이상 감염·완치자가 되면서 후유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롱코비드(Long Covid)’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환자 중 20% 가까이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경험했고, 일부 환자는 완치 1년 6개월이 지나도 피로감이나 운동 시 호흡곤란 등이 관찰된 결과를 제시했다. 또 국내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1000명 대상의 후유증 조사를 실시, 올 하반기 중간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 코로나19 환자의 완치 이후 12개월, 19개월 경과 시점의 주요 후유증 비교. (자료=국립보건연구원·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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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00만 1406명(누적 감염률 27.3%)에 달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환자 중 19.1%는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증상 발현 이후 3개월부터 최소 2개월간 지속되고, 다른 대체진단으로 설명될 수 없는 증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주로 많이 호소하는 후유증은 피로감이나 건망증, 수면장애 등으로 그 외에도 다양하다”며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12주(3개월)가 지나기 전에 사라지는데, 이후에도 증상이 계속되면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의료원 등 국내 의료기관과 협력해 실사한 후유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 증상이 가장 흔하게 확인됐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 2만 1615명 중 19.1%(4139명)가 1개 이상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기분장애, 치매, 심부전, 탈모 등의 위험률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의료기관별 조사를 보면 경북대병원 연구진이 2020년 2~3월 확진된 내원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129명(75.9%)가 완치 후 12개월까지 1개 이상 후유증 증상이 관찰됐다. 또 이 중 81명을 추가 조사한 결과 64명(79%)이 21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건망증(32.1%), 피로감(30.4%), 수면장애(23.5%) 등이 지속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확진된 입원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완치 후 19개월까지도 피로(31.7%), 운동시 호흡곤란(17.1%)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연세의료원 연구진이 2021년 4~10월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경증보다 중증에서 후유증 발생이 더 높았다. 또 경증은 피로감, 중증은 호흡곤란이 가장 흔했다.
방대본이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를 통해 제시한 코로나19 후유증의 기간별 비중은 완치 후 12개월 시점엔 피로 57.4%, 운동시 호흡곤란 40.4%, 객담 21.3%, 두통 17%, 가슴답답함 14.9% 등의 순이었다. 또 19개월 시점엔 피로 31.7%, 운동시호흡곤란 17.1%, 객담 12.2%, 가슴답답함 9.8% 등이었다.
하지만 방대본은 후유증 양상은 기저질환, 중증도, 입원 여부, 조사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서울·경기·충청·경상·부산·제주권 등 국내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세계 표준인 WHO 방식으로 후유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는 확진자(기저질환 없는 60세 미만) 약 1000명을 목표로 완치 후 3개월 및 6개월째에 조사를 진행, 올 하반기 중간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 환자의 50~80%, 전체 10~20% 정도가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후유증 실태조사와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등 대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