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농작물 수급 불안, 비축물량 방출해 대응한다
by이명철 기자
2020.08.10 18:34:07
농식품부, 하반기 주요 농산물 수급안정 대책 마련
출하량 탄력 조절…약제 할인 공급·방제 지도 강화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장마철 계속되는 집중 호우 피해로 농산물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격 변동성이 큰 고랭지 배추와 무는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출하량이 줄어든 시설채소류는 계약재배물량 조기 출하와 할인 행사 등을 실시한다.
| 지난 5일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강원 태백시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에 배추가 널려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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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하절기 소비가 많고 민생에 밀접한 주요 농산물 중심으로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주요 품목별 수급 동향을 보면 현재 배추와·무의 경우 주산지인 태백·평창·정선 등 호우 피해는 적지만 재배면적이 줄어 평년보다 가격이 높은 상태다. 마늘·양파는 2020년산 수확이 종료됐으며 평년 수준의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장철 배추 공급 우려도 있지만 8월말 이후 배추 정식(모종을 밭에 심는 일)을 시작하고 가을배추 재배 의향도 증가해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얼갈이배추·상추·애호박 등 시설채소는 호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공급이 감소해 평년보다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육기간이 짧고 출하 회복이 빠른 만큼 장마기 이후 2~3주 내에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출하가 시작된 복숭아·포도 등 햇과일은 장마로 당도 낮아지는 등 품위 하락으로 낮은 시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출하 중인 사과와 이달 하순 출하 예정인 배는 올초 냉해 피해로 성수기인 추석 가격이 강세를 보이겠지만 수요보다 많은 생산이 예상돼 수급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축산물은 집중 호우로 육계 피해가 있었지만 한우·돼지·육계 등 사육마릿수가 늘어 공급여력이 충분한 만큼 수급에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는 우선 고랭지배추와 무에 대한 산지 작황 점검을 강화하면서 영양제 할인 공급과 방제 지도로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가격이 일시 상승한 배추와 무는 정부와 농협 비축물량을 하루에 50~100t 방출하고 채소가격 안정제 약정 물량도 조기 출하할 예정이다.
시설 채소는 장마 장기화에 따른 병해 발생을 막기 위해 약제 할인 공급과 방제 지도 강화를 추진키로 했다. 과일에 대해서는 농식품부는 장마·폭염 등 2차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배수로 정비, 일소 피해 예방을 위한 칼슘제·영양제 할인공급 등을 추진한다.
농산물 할인 판매를 통한 농가 지원도 추진한다. 농협은 13~23일 전국 하나로마트 2300곳에서 호우피해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시세가 높은 주요 엽채류(상추·얼갈이배추·열무·오이) 대상으로 시중보다 20~30% 싼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집중호우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급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유통소비정책관을 단장으로 유관기관이 참여한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를 통해 주요 채소류 피해 현황,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여름철은 장마 외 태풍, 폭염 등 기상 변동요인이 많아 피해 현황과 수급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2차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과 소비자의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같은달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농산물 긴급 수급점검회의를 열어 원예작물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예년에 비해 긴 장마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는 등 수급불안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며 “각 기관이 지원할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농가에 힘이 되고 민생경제가 안정되도록 각별한 노력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