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범람 위기의 北…수해 취약 ‘타격 불가피’
by김미경 기자
2020.08.05 17:30:00
‘물 폭탄’에 ‘경보’ 발령하며 초비상
예성강·금야호 등에도 홍수 경보
폭우·코로나·경제난 ‘삼중고’ 우려
김정은 경제행보 자제 위기관리 총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에서도 18일째 비 소식이 이어지면서 대동강과 청천강, 예성강 유역에 큰물(홍수) 주의 경보를 발령하는 등 초비상에 걸렸다.
특히 수도 평양을 관통하는 대동강 범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평양시 일대 농경지와 주택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집중호우까지 덮치면서 북한의 경제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우리나라 중부로 이동해온 장마 전선에 의해 전반적 지역에서 연일 비가 내리고 있고 점차 약화되는 태풍4호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 4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 상류의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3일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일부 개방해 지난달부터 세 차례 무단 방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일 새벽 2시 전까지 3m였던 임진강 수위는 점차 높아져 새벽 6시 약 5m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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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여러 지역에 폭우, 많은 비 경보가 내려진 데 이어 6일과 7일 사이에 금성호 하류부터 순화강 합수목까지 대동강 유역, 구연천 합수목부터 예성강 하구까지 예성강 유역과 금야호에 큰물주의경보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상수문국(기상청)의 통보에 의하면 5~6일까지 대동강 유역에 평균 150~3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되며 6일 저녁쯤 대동강 다리 지점의 수위는 경고 수위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동강이 범람할 경우 평양 일대 주택과 농경지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상시적인 범람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대동강은 지난 2007년 많지 않은 비에도 범람해 평양의 통신, 교통마비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특히 당시 외무성 청사 등 평양 시내 중앙청사 건물이 물에 잠기면서 8월 말 예정됐던 2차 남북정상회담이 10월로 연기되기도 했다. 예성강은 북한 최대 쌀 생산지인 황해도의 주요 물길인 만큼 홍수가 발생할 경우 농업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신문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여야 할 것”이라며 장마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대응을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의 재난 위험관리 수준은 세계 최하위 수준인 데다, 무분별한 산림 벌채와 낙후된 배수시설 등으로 홍수에 취약한 탓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대부분의 산은 민둥산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릴 경우 토사가 쉽게 흘러내린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공개한 ‘세계 산림자원 평가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산림 면적은 603만ha로 지난 2010년 624만2000ha보다 약 21만ha가 줄었다. 통일부가 2018년 배포한 산림과학원 자료에도 국토의 73%인 북한 산림 가운데 32%가 황폐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북한의 곡창지대가 피해를 입을 경우 농작물 작황에 직격탄으로 작용해 식량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식량난을 겪은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폭우와 바이러스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최근 들어 두드러졌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제 관련 공개 행보도 다시 주춤해진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평양종합병원을 현지 지도하고 사흘 만에 광천닭공장 건설장을 시찰했다. 일단 김 위원장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당장 닥친 위기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정면 돌파전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전국 각지에서 저수지와 배수로, 해안방조제 정비 등 큰 물(홍수)과 폭우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폭우에 대비하는 황주군 관개관리소 모습(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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