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형 배터리 등에 업고'…삼성SDI,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도전

by신민준 기자
2021.04.01 16:12:00

올해 매출 약 14조, 영업익 1조원 상회…사상 최대 실적 전망
전기차 각형배터리 추세따른 국내 유일 생산 가치 부각
약 1조원 투자해 헝가리공장 증설…차세대 배터리도 하반기 양산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작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삼성SDI(006400)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지 관심이 쏠린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유럽 완성차기업들이 잇따라 각형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 차세대 배터리 젠(Gen)5 양산을 앞두고 있어 삼성SDI를 둘러싼 환경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일 배터리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 컨센선스(전망치)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961억원, 1조92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과 비교해 23.6%, 62.7%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삼성SDI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 생산기업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 등 유럽 완성차기업들이 각형 배터리를 연이어 자사 전기자동차배터리로 채택하고 있다. 실제 BMW의 새 전기자동차 세단인 ‘i4’에 삼성SDI와 중국의 CATL 배터리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사 배터리 독자 생산·개발(내재화)와 배터리 표준 각형 사용을 발표한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자동차시장 공략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점도 삼성SDI에게는 호재다. 미국의 작년 전기자동치시장 점유율은 12%다. 폭스바겐과 각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스웨덴 배터리기업 노스볼트의 생산능력이 충분치 않은 데다 추가 증설이 모두 유럽 내 집중돼 있어 이 틈을 삼성SDI가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삼성SDI는 연내 헝가리 공장에 약 1조원을 투자해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두 배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의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총 8기의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도 기존 약 30기가와트시(GWH)에서 최대 50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50GWH는 연간 100만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SDI는 연내 헝가리 2공장도 착공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올해 분리막을 지그재기로 겹겹이 쌓고 그 사이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넣는 스태킹 신공법을 헝가리 생산 라인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스태킹 방식이 적용된 차세대 배터리 젠 5 양산도 준비 중이다. 젠 5는 각형 배터리 구조를 기존 젤리롤 방식에서 스택으로 바꿈으로써 공간 활용률을 높였다. 또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 높고, 원가는 20% 낮은 점이 특징이다.

다만 미국 제너럴모터스(GM)·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기업들의 배터리 독자 생산 개발 추세와 중국 배터리기업들의 약진은 부담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자동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CATL과 BYD가 1위(31.7%)와 4위(7%)를 자치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SDI는 5위(5.3%)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기업들의 배터리 내재화는 악재일 수 있지만 예상 외로 시장 규모가 커진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는 의미도 있다”며 “삼성SDI가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기업이라는 점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