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8.12.18 16:31:41
"한국IBM 선정 위한 불공정 경쟁..기술검증서 배제"
"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 제기..공정위 심의도 신청"
KB국민 "RFP상 문제 없어..기술검증 필요없었을 뿐"
[이데일리 김혜미 박일경 기자] KB국민은행이 최대 4000억원에 이르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더 케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국산 소프트웨어(SW)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티맥스소프트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KB국민은행이 더 케이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선협상 대상자인 SK(주) C&C가 제안하지 않은 제품을 검토하고, 국산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이유없이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티맥스에 따르면 SK C&C는 KB국민은행의 인프라 소프트웨어로 △티맥스소프트의 ‘제우스’ 및 ‘리베로’, 한국IBM의 ‘DB2’ △한국오라클의 웹로직 및 DBMS 등 2개 안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국산 제품을 제외한 외산 제품에 대해서만 기술 검증이 실시됐다.
이 과정에서 티맥스는 세 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술 검증 배제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외산 제품 만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이 진행된 결과 한국IBM의 DB2 외에 제안에 없었던 ‘웹스피어’까지 선정되는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티맥스는 KB국민은행이 현재도 주요 시스템을 모두 한국IBM 제품으로 구성하는 등 유독 외산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다면서, 공정 경쟁을 가장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국IBM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면 이같은 부당한 상황이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KB국민은행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및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공정거래 심의를 신청했다”며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공정성에 대한 감독기관들에 모두 공정성 심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SK C&C가 제출한 RFP(입찰제안요청서) 내용상 제안받지 않은 품목을 추가로 검토하거나 상호 합의 하에 변경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기술검증 배제와 관련해서는 티맥스 제품이 국내 시중은행 시스템 적용 사례가 없고, SK C&C의 제안도 내부관리 업무용이었던 만큼 별도 기술검증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날 티맥스가 의혹을 제기한 KB국민은행 IT 담당자들과 한국IBM 임원이 함께 동반 해외 출장을 떠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며, 자체 일정으로 인도 구르가온을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IBM은 티맥스의 주장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티맥스의 폭로성 기자회견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해명대로 SK C&C의 RFP 내용상 은행이 솔루션 선택권을 갖고 있고, 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업체를 추가했다해도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티맥스가 이번 기자회견을 진행함에 따라 추후 공기업이나 금융권 사업을 수주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티맥스가 다른 사업 입찰에 참여했을 때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또다시 폭로성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티맥스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 올바르지 않은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절차상 하자나 공정성에 대해 입을 닫는다면 산업 발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티맥스의 진심이 시장에 인식되고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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