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연방군인 투입 준비한 트럼프…도시선 평화시위

by정다슬 기자
2020.06.03 18:17:24

워싱턴 DC 인근 1600명 연방 육군 경계태세 돌입
통금시간 다가오자 시위대vs경찰 대치 이어져
이전과 같은 약탈 상황은 줄어들어…인명피해도 없어

△미국 군인들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방위군 합동본부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청년이 사망한 사건을 놓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좀처럼 사그라들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에 현역 육군 병력 1600명을 배치하며 소요사태에 대비했다. 다만 주말부터 이어졌던 약탈과 방화,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은 진정되는 모양새다. .

미국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명령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州) 포트 브래그와 뉴욕주 포트 드럼에서 현역 군 병력이 수도권 군기지(NCR)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호프만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은 경계 태세를 강화한 상태이지만 워싱턴DC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며, 시위 대응을 위한 민간 작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군사 병력 이동은 버지니아·뉴욕·펜실베이니아·델라웨어 등 민주당 출신 주지사들은 워싱턴DC의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을 제공하라는 에스퍼 장관의 요청을 거절한 이후 이뤄졌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1300명을 추가로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워싱턴DC에서 불안 소요 사태가 있을 경우, 언제든지 군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미국 헌법은 치안 유지의 임무와 권리를 주 정부에게 부여하고 있다. 다만 1807년 제정한 폭동진압법은 주지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 대통령이 연방 군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주 요청 없이 연방군을 파견한 사례도 있다.

다만 자국민을 향해 연방 군인이 실제로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이에 따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워싱턴 DC에서는 전투헬기가 저공비행하면서 시위대를 위협하는 일에 대해 워싱턴DC 주 방위군은 자체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크리스 미셸 미국 국방 대변인은 “(헬기의 저공비행은) 워싱턴DC 주 방위군의 위치를 탐지한 것이었다”며 “강제적인 법적 통제 일환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DC 주 방위군은 일반적인 주 방위군과 달리 미 연방정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다.

낮까지 평화롭게 이어지던 시위는 통행금지 시간이 다가오자 시위대가 해산에 불응하며 하나둘씩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인명 피해가 발생할 정도의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전날 경찰차가 불타던 애틀랜타에서는 오후 9시 통금 시간이 다가오자, 최루탄이 쏘아졌다. 위스콘신 밀워키에서는 경찰을 향해 시위대가 돌맹이와 유리를 던지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사태가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에릭 가세티 시장의 집 앞에 모인 시위자들이 체포될 때까지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였다. LA 경찰은 수백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자들이 브루클린에서 맨해튼으로 다리를 건너려고 하자 경찰이 이를 막으며 대치 상태에 놓이는 국면이 있었지만, 경찰은 시위자들을 체포하지 않고 그대로 되돌려보냈다.

LA시위에 참가한 조셉 헤인즈는 CNN에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이 위대한 사람들은 흑인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