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필러로 뒤범벅된 내 얼굴, ‘야매성형’ 탈출 방법은?

by이순용 기자
2018.09.05 22:39:2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의학적 근거에 입각해 허가받은 의료소재나 의료기기로 시술하는 시대라지만 지금도 여전히 음지에선 불법 이물질로 속칭 ‘야매성형’을 받았다가 후회막급한 곤경에 처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공업용 실리콘, 중국산 필러, 출처가 불분명한 콜라겐, 파라핀, 식용유지 등을 이용한 불법 쁘띠성형이 미용실, 가정집, 유령의 호텔이나 숙박업소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 병원종사자로서 의사 못잖은 실력을 갖췄으니 저렴한 비용에 시술을 받아보라는 꾐에 빠지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불법 이물질은 딱딱한 느낌과 이물감이 평생 따라다니는 것은 물론 혈관폐색, 피부괴사, 얼굴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입술 이물질의 경우 입술이 부어오르고 딱딱해져 말하기조차 힘들어지고, 코끝 이물질은 염증과 이로 인한 딸기코나 괴사를 일으킨다. 턱에 주사한 이물질은 얼굴라인을 망가뜨리고 울퉁불퉁한 요철을 만든다. 이밖에 이마, 광대뼈, 볼살, 눈밑, 팔자주름자리, 음경 등에 이물질이 들어간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보건당국의 시판 승인을 받은 필러도 과량 주입하거나, 적소에 위치하지 못하거나, 체질상 부작용이 심한 경우라면 필러도 불법 이물질이 초래하는 부작용보다는 약하더라도 결코 안전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러 부작용이 감지되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필러의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주사를 맞아 조기에 증상 악화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물질 제거’하면 메스로 해당 부위를 최소한으로 절개·박리해 걷어내는 게 상책이라고 인식돼 있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도 이를 홍보하는 병의원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받고 이물질 제거 과정에서 주위 신경이 손상되거나 마비되고, 유착이 더 심해져 오히려 참기 힘든 통증이 뒤따르기도 한다.



이물질 해결법에 가장 먼저 시도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으로 호전돼 보이긴 하나 피부위축, 피부함몰, 모세혈관 확장 같은 부작용이 뒤따른다. 장기간 맞으면 생리불순 등 전신적 스테로이드 중독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 원장은 제거술과 스테로이드치료의 단점을 극복한 3종 치료법을 고안했다. 첫째는 이물질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조직을 스테로이드가 아닌 섬유유연제를 주사해 부드럽게 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특수 전기치료기로 전기자극을 가해 대식세포가 탐식작용으로 이물질을 잘게 부수도록 유도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셋째는 줄기세포 추출물을 주사해 줄기세포를 활성화, 이물질로 인해 단단해진 섬유조직을 녹이도록 하는 면역력강화법이다.

심영기 원장은 “이물질을 확실하게 제거하겠다고 과욕을 버리는 것보다는 이물질이 잔존하는 일정한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삶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3종 치료법의 핵심”이라며 “이물질 주위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변형된 조직의 비정상적인 외형을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돌려놓고, 이물질의 점진적인 배출을 통해 주위조직과의 항체항원 반응을 최소화하는 게 치료의 주목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