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미·일, 탄도미사일 방어 포함한 협력 강화키로”

by이명철 기자
2023.08.17 18:33:02

18일 3개국 정상회담 후 협정 세부내용 발표
“탄도 미사일 방어 협력 강화+합동 군사 훈련”
“반도체 등 공급망 보호 조기 경보 시스템 가동”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미·일 3개국 정상이 18일(현지시간)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탄도 미사일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등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협정에 넣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앞줄 왼쪽부터)가 지난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부대행사로 열린 3자 회담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은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북한과 중국 위협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탄도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주요 분야에서 3국간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 공유, 공급망, 사이버 보안을 포함한 협정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의 휴양지로 잘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이곳에서 열리는 첫 정상회담이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블록의 중요성에 대해 한·일 양국에 로비를 벌였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과 함께 3국 동맹에 동참하게 됐다는 게 WSJ 해석이다.



WSJ는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정상회담 이후 탄도 미사일 방어 협력 강화와 합동 군사 훈련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반도체·첨단기술 보안을 포함해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시작하고 허위 정보에 공동 대처하는 새로운 사이버 보안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WSJ에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난 일화를 전했다. 이 관료는 “(그들이 만났을 때) 매우 조심스러웠고 긴장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각본을 버리자’고 말해 얼음을 깨트렸다(broke the ice)”며 “이후 회의는 좀 더 편안한 토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현재 3자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WSJ는 봤다. 한·일 관계가 언제든 틀어질 수 있고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동아시아에 미니 나토를 설립하려고 한다며 ‘신냉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연일 공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미국은 중국의 압력에 균형을 맞추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수요에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