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與野, 추경·日대응만큼은 힘 모아야..협치도 주문"
by김영환 기자
2019.07.23 17:35:43
23일 청와대서 與원내대표단과 오찬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협치로 희망드려야"
"IMF 등 한국 재정건전성 높아..재정 더 투입해야" 추경 통과 당부
|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원내대표가 23일 청와대 본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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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을 만나 다시금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지난 18일 여야 5당 대표를 만나서도 수차례 추경안 통과를 당부했던 문 대통령은 다시금 국회에 협치를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1대 1 회동 등에 대해 청와대는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여야 간 강대 강 대치 속에 당분간 경색된 정국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인왕실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추경이나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정치권이)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5당 대표 회동에서 청와대와 여야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초당적 대응을 약속 했지만 추경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제기를 한다”고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부채비율이 40%가 안 되는 상황인데 그 상황에서 OECD, IMF가 적극적인 확대 재정이 필요하지 않겠나(고 조언했다)고 추경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직접 언급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정치권에 협치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쟁 속에 지난 6월 임시국회도 빈손 국회로 마무리된 상황에서 여야가 협치에 나설 수 있도록 거듭 촉구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추경이 해결됐으면 좋았을 텐데…(아쉽다)”라며 “현재 상황은 건강한 비판을 넘어 정쟁의 악순환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한일 무역 분쟁 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높은 평가가 있었다. 김영호 원내부대표는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일본의 부당함과 우리의 정당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표창원 원내부대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번에야말로 제2의 독립, 단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뚜렷한 반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의원들은) 대부분 일본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 어떤 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며 “(문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줘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귀띔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함에 대해서 만큼은 공통된 목소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여야간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해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황교안 대표를 만나 일대일 회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일대일 회동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지 되묻고 싶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는 여야간 협의와 논의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와 추가적인 소통 노력에 대해서는 “5당 대표들과 회동 결과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일본 대응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번 당 대표 회동의 경우도 당에서 먼저 의견 모아주셨고 거기에 대해 청와대가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원내대표들과 회동의 경우 여야정 상설협의체라고 하는 기존의 약속이 있으니 이 제도가 가동되기를 원한다는 뜻을 여러번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이 원내대표와 이 원내수석부대표 이외에도 정춘숙·박찬대 원내대변인, 윤후덕·고용진·표창원·맹성규·김영호·서삼석·이규희·김정호·제윤경·임종성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