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장재훈 ‘컨트롤타워’로…트럼프 2.0시대 대응한다
by정병묵 기자
2024.12.10 16:56:57
장재훈 부회장, 그룹 기획조정실장 겸직하기로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만…북미본부장 후속인사 예정
부사장·전무 승진 53명…글로벌 전동화 선도 인재
여성 임원 승진 11명…작년보다 3배 늘어나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차그룹이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면서 미래 리더십 세대교체를 위한 포석까지 뒀다. 지난달 완성차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한 장재훈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으면서 ‘트럼프 2.0’ 시대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10일 2024년 정기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대내외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예년보다 인사를 10여일 앞당겨 진행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장재훈 부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실장을 겸직한다. 그룹 ‘기획통’으로 꼽히던 김걸 기획조정실장 사장이 지난달 용퇴하면서 비었던 자리를 장 부회장이 맡게 된 것이다.
장 부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전략 최적화를 통해 성과 극대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미래 신사업 육성과 투자를 총괄 관리하면서 변화와 혁신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불확실성이 커진 북미 자동차 시장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현대차(005380) 사상 최초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 사장은 현대차 경영에만 전념한다. 후임 글로벌 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후속 인사를 통해 정해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부사장·전무 승진자는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할 중량감 있는 핵심리더 총 53명을 꼽았다. 이승조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 전무는 재무 목표 초과 달성과 2030 전략 수립 등 성과를 창출하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구자용 현대차 전무는 IR 담당 임원으로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전원 ‘A등급’ 획득하며 인정받았다. 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성공까지 견인하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등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전동화를 앞당길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을 주도할 핵심인재 발탁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수소 등 에너지 영역 전반의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는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와 내연기관과 전동화시스템을 망라한 구동계 핵심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전동화시험센터장 한동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기아(000270)는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이태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인사했다. 시장 상황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을 주도하며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재경본부 내 요직과 미국판매법인 재무총괄 등을 거친 김승준 상무를 전무 승진 및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보임했다.
현대로템(064350)은 방산 사업부문의 대규모 해외 수주 실적을 이끌어낸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 이정엽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및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한편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임원 11명에 대한 승진도 단행했다. 작년 하반기 인사에서 여성 임원 승진자는 4명이었으나 3배가량 확대됐다. 브랜드, IT, 신사업·전략 등 고객가치 혁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여성 임원 승진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현대카드 브랜드본부장 류수진 상무다. 탁월한 브랜드 감각과 글로벌 역량을 활용하여 현대카드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우수 성과를 창출한 인원 중심의 승진 인사를 통해, 현재의 호실적을 지속 유지해나가며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