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발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中企

by강경래 기자
2020.07.21 17:22:07

'반도체 클린룸' 신성이엔지, 선별진료소 삼성병원 공급
'치과용 엑스레이' 레이, 마스크·방호복 등 잇단 진출
안면인식 보안시스템 슈프리마, 비접촉 체온측정 솔루션
"코로나 극복 위한 분야로 영역 확장하는 역발상 전략"

신성이엔지가 삼성서울병원에 구축한 선별진료소 (제공=신성이엔지)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신성이엔지(011930)는 최근 삼성서울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신성이엔지가 공급한 선별진료소는 공기 주입 방식으로 빠른 설치가 가능한 에어텐트 형태다. 사용 후엔 간단히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 에어텐트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방수와 방염 처리와 함께 구조 강도를 강화해 폭우와 폭설에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시설에 쓰이는 클린룸(청정공간) 설비에서 40년 이상 확보한 노하우를 이번 선별진료소에 적용했다. 이와 관련, 양압기와 음압기가 자동으로 실내 압력을 조절, 공기가 정방향으로 흐르도록 구현했다. 안윤수 신성이엔지 대표는 “오랜 기간 클린룸 분야에서 확보한 공기청정기술을 기반으로 선별진료소와 함께 음압격리실 등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를 비롯해 레이(228670), 슈프리마(236200) 등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을 중심으로 최근 선별진료소와 함께 비접촉 체온측정 시스템, 마스크 등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내수경기가 침체하고 해외 수출길이 막히는 등 사실상 ‘사면초가’ 위기 상황과 관련,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신사업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치과용 엑스레이 업체 레이(Ray)는 최근 ‘귀 편한 마스크’를 출시하며 마스크 제조 분야에 뛰어들었다. 레이가 출시한 귀 편한 마스크는 밴드 부분을 고무줄이 아닌 2㎝로 넓고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얼굴과 귀를 장시간 자극 없이 감싸 피부 트러블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레이는 경기 용인 공장에서 이달 5000만장을 시작으로 올 9월부터 월 1억장 정도 마스크를 생산해 국내를 비롯해 해외 각지로 수출할 계획이다.



레이는 ‘레이스캔 알파’ 등 치과용 엑스레이에 주력한다. 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730억원 중 95%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출주도형 강소기업이다. 레이는 그동안 치과용 엑스레이 등 의료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4월 방호복 분야에 진출했다. 이어 이달 마스크 생산에 착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치과용 엑스레이 공급 등을 통해 확보한 전 세계 70여 개국 유통망을 통해 마스크와 방호복 등을 활발히 공급할 것”이라며 “이들 제품이 여름 들어서도 이어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얼굴인식 보안시스템에 주력해온 슈프리마는 얼굴인식 단말기에 비접촉 체온측정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를 적용한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얼굴인식을 위한 적외선 카메라와 함께 비접촉 체온측정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를 함께 적용했다. 이를 통해 출입통제와 체온측정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보안시스템을 통해 사무실과 공공시설 등에서 보안과 함께 질병 확산 예방 등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최근 기업 활동을 정상화하려는 노력 역시 활발하다”며 “이와 반대로 미국과 중남미, 유럽 등지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진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레이가 생산에 들어간 ‘귀 편한 마스크’ (제공=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