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국민의당 연대론에 ‘속도조절’..일단 ‘자강론’ 우세
by임현영 기자
2017.05.15 16:31:21
15일 바른정당 연찬회서 지도부 논의
국민의당 연대도 집중 논의될 듯
현재까지는 ''자강론'' 우세 분위기
|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12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의 양당 통합론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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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5·9대선이 끝나자마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론으로 정치권이 여전히 뒤숭숭하다.
두 당 모두 중도를 표방하고 있어 이념 차가 적고 합당이 성사되면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러나 안보관에 있어선 의견차가 커 실제 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때문에 양당 모두 당내에선 ‘자강론’이 우세하다. 다만 양 당 모두 앞으로 새로 지도부를 꾸리는 만큼 새 지도부의 의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15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강원도 고성 국회 연수원에서 연찬회를 열고 있다.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모여 대선 패배로 나타난 민심을 분석하고 앞으로 당의 진로와 지도부 인선 체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연대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지난 대선에서 ‘개혁 보수’의 가치를 내걸어 주목을 받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기존 33석에서 13명 의원이 탈당하면서 20석으로 쪼그라들어 원내 교섭단체 기준을 겨우 맞췄다. 만일 1석이라도 이탈하면 원내 교섭단체가 무너져 의회 내 존재감을 상실할 우려도 나온다. 이 상황에 40석을 보유한 국민의당과 연대하면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전부터 ‘통합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양당의 연대에 먼저 신호탄을 쏜 것은 국민의당이다. 당의 얼굴이었던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패배 직후 잃어버린 구심점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됐다. 지난 12일 주승용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저는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60명 정도 되면 캐스팅보트할 수 있고 국회 운영에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역시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주 권한대행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양쪽이 다 지도부가 교체되는 기간에 있으니까 지도부가 다시 들어서야 그런 논의가 활발하게 되지 않겠나”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지난주 뜨겁게 타오르던 ‘연대론’은 최근 다소 김이 빠진 분위기다. 정책연대는 가능할 수 있으나 당대 당 통합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사드배치, 햇볕정책 계승 등으로 대변되는 안보관의 차이를 좁힐 수 없다는 측면이 크다.
가장 먼저 연대론에 불을 당겼던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무조건 통합·연대가 아니다”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서기도 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당이 과연 우리가(바른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정체성 등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연대에 선을 그었다.
남은 변수는 앞으로 꾸려지는 새 지도부의 의지도 관건이다. 국민의당은 신임 원내대표 경선이 유선엽·김관영·김동철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16일 오전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바른정당 역시 연찬회에서 향후 당의 진로를 두고 전당대회를 치러 대표를 선출할 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지 등을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