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경제특사' 류허, 中 국유기업 체질개선 나선다

by김인경 기자
2018.07.27 14:27:05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중국의 ‘경제통’ 류허 부총리가 중국 부채의 상징인 ‘국유기업’ 수술을 관장할 전망이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날 류 총리가 국유기업개혁영도소조 조장으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부조장은 왕융 국무위원이 맡는다. 또 인민은행과 은행·보험·증권 당국 및 각 부처 관료 15명이 소조에 포함됐다.

류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50년 지기 친구이자 경제 책사로 통한다. 시 주석처럼 청소년 시절 농촌 하방 생활의 경험이 있는 류 부총리는 인민대 공업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시턴홀대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각각 경영학과 행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된 후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중국의 경제 개혁 초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류 부총리는 지난 3월 부총리로 선임된 이후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러나 협상단을 이끌고 두 차례 워싱턴을 방문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바 있다. 이후 그가 경질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이번에 국유기업 개혁 업무까지 맡게 되면서 시 주석의 변함없는 신임을 과시하게 됐다.

이번 임명에 중국이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내부 경제체질 개혁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식스의 쉬젠웨이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이 대화로 해결될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중국은 국내의 구조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유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인수합병을 가속한 결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과잉 부채 대부분이 경쟁력 없는 국유기업에서 나타난다는 정황이 파악됐고 더 늦기 전에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기 시작됐다.

류 부총리는 국유기업개혁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국유기업의 경영혁신과 부채 감축, 민간자본 참여 등을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국유기업는 혼합소유제 등 민영 자본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류 부총리는 2016년 9월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은 국유기업의 독점을 깨고 전력, 석유, 가스, 철도, 항공, 통신, 방위산업 등의 분야에서 민간자본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