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체제' 이재명, 4년 전 '통합 전대 실패' 반복 안할까

by한광범 기자
2025.04.08 16:35:54

2021년 경선서 '명낙대전' 후유증 본선으로 이어져
대선경선 낙승 확실시…"소수전락 비명계 더 품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레이스에 본격 뛰어든다. 당내 경선에서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큰 후유증을 남겼던 2021년 대선 경선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이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포용적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사퇴하는 즉시, 박찬대 원내대표를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하고 대선 경선 체제에 돌입한다.

경선 방식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과 당내 비명계 잠룡들이 요구하는 범 진보진영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는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경선 방식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든, 이 대표의 경선 압승은 무난할 것이라는 것이 당 내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8월 진행된 전국당원대회에서 85%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을 정도로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일극체제’가 굳건하다.

더욱이 대선 후보 경선의 경우 본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의 표 결집력이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비명(非이재명)계 잠룡들이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 내부의 관심은 이번 경선에서 이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을 포용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진행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와의 치열한 경선 끝에 승리했으나 심각한 내전 후유증을 남겼다.



당시 양측은 ‘명낙(이재명-이낙연)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결과적으로 경선 이후 ‘원팀’이 되는 데 실패했다. 이 대표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처음 불거진 ‘대장동 재개발 특혜 의혹’으로 본선에서도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이 대표의 당내 입지는 2021~2022년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당원 중심주의 정당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강성 지지자들이 대거 입당했고,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당내 반명(反이재명)계는 사실상 전멸했다. 국회의원들도 친명(親이재명) 일색이다.

압도적 경선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당 내부에선 이 대표에게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월 이 대표를 만났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포용과 통합 행보’를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명계는 당 내에서 철저히 소외된 모습이다. 당장 대통령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 찬성한 인사들은 강성 지지층은 물론, 친명계 의원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친명계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들 역시 ‘반윤석열’ 기치를 같이 하는 당의 동지”라며 “한 표가 아까운 대선 본선을 생각하면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이들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