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기함 EQ900, 부분변경 출시로 벤츠 S클래스 잡을까

by남현수 기자
2018.07.18 17:54:45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시장을 독식하는 데 이어 국산 고가차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출시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중형세단 E클래스뿐만 아니라, SUV 및 소형차 시장까지 경쟁사들을 누르고 선점하고 있다. 그 중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의 기세가 무섭다. 수입 경쟁모델인 BMW 7시리즈는 고사하고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기함 EQ900까지 위협한다. 지난달의 경우 가격이 두 배 정도 비싼 S클래스(778대)가 EQ900(622대)을 제치는 이변이 발생했다. 2018년 상반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제네시스 EQ900는 5145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4650대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4만1069대를 판매했다. 3만4568대의 BMW를 가볍게 제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수입차 판매 14만109대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가 29%를 차지했다.

한국은 2016년부터 미국, 중국에 이어 S클래스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다. 본고장 독일마저 제쳤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인 1억3900만원 하는 S350d는 세계 1위다. 미국, 중국에는 이런 고급 대형세단의 경우 디젤 시장이 아예 없다.

EQ900은 올해 하반기 페이스 리프트를 앞두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차로는 기아 플래그십 신형 K9, 수입차 S클래스에 끼어 판매량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기아 2세대 K9은 높은 완성도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1세대의 부진을 만회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4801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전년대비 무려 550% 신장했다.

S클래스 중에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트림은 1억7400만원에 판매되는 가솔린 V6 3.0 터보를 단 S450 4MATIC L 모델이다. 6월에만 279대가 판매됐다. 뒤이어 2억200만원의 S560 4MATIC L이 200대 판매되며 2위를 차지했다. EQ900는 3.8리터 기본형 모델이 7500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고급 옵션인 5.0리터 리무진을 선택하면 1억5400만까지 가격이 오른다. S클래스와 같은 급으로 비교하면 대략 40-50% 정도 EQ900이 저렴하다.

EQ900의 올해 판매량은 2018년 1월 939대, 2월 843대, 3월 992대, 4월 913대, 5월 836대로 통상 800~900대를 유지하다가 6월 622대로 판매량이 추락했다. 갑자기 제네시스 EQ900의 판매량이 감소한 이유는 기아 2세대 K9과 간섭현상으로 볼 수 있다. K9은 올해 4월 출시 돼 당월 1222대, 5월 1705대, 6월 1661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제네시스 EQ900는 고급 국산차를 대표하는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이다. 국산 최고급 차로 갖는 상징성이 크다. 그럼에도 EQ900가 국내 판매량에서 두 배 비싼 S클래스 수입차에 밀린다는 건 여러모로 생각해 볼 부분이다.

수입차에 대한 보편적 인식이 확산한 반면 현대차에 대한 안 좋은 시각도 한 몫 할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제네시스가 최고급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브랜드 밸류 및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아직까지 한국의 자동차 문화는 차의 크기와 비싼 가격으로 사회적 지위를 생각하는 소비자가 다수라는 점이다. 특히 이런 경향이 한국의 부유층에 두드러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네시스 EQ900은 올해 하반기 페이스리프트 된다는 소문이 기정 사실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위장막을 씌운 차량까지 발견돼 소문을 증폭시켰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름까지 G90으로 개명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 G70와 네이밍의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는 G90, G80, G70으로 이어지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세단 라인업을 확립하는 이점이 있다.

제네시스 EQ900이 페이스리프트로 새롭게 돌아오는 올 연말, 대형 세단 F세그멘트의 최강자로 부상한 S클래스와의 진검 승부가 가능할 지 지켜볼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