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이재명 이탈표`에도 野 "하나된 계기"…원팀 붕괴 차단(종합)

by이상원 기자
2023.02.27 20:21:55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까스로 `부결`
이재명 "당내 소통 더 할 것"
박홍근 "다양한 의견 확인"
비명계 "소신투표가 이뤄낼 결과"
혼란 빠진 민주당…당내 분열 가시화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것과 관련해 “당이 하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일대오를 재차 강조했다. 압도적인 ‘부결’이 예상됐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에 민주당은 혼란에 빠지며 당내 분열 조짐은 가시화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표결 결과를 두고 “당내와 조금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들을 수렴할 것”이라며 “힘을 모아서 윤석열 독재정권의 검사독재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출석 인원 297명 가운데 찬성 139명·반대 138명으로 부결됐다. 다만 무효와 기권표가 각각 11표, 9표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당초 예측한 ‘원팀 부결’은 붕괴됐다.

민주당 이탈표는 ‘최대 37표’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반대표는 민주당 의석수(169석)보다 31표 적었다. 찬성표는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수(114명)와 정의당 의원 수(6명)를 합한 것보다 19표 많았다.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5명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1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보았을 때 민주당 이탈표는 최대 37표가 나왔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28일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재적 271명) 때 반대표(161표)보다도 23표나 적은 수다.

이에 대해 다만 이 대표는 의연한 자세로 임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체포동의를 부결하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윤석열 정권이 정적 제거, 야당 탄압, 전 정권 지우기에 들이는 이 에너지를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도 좀 더 써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은 부당한 수사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며 “윤석열 검사 정권이 더 이상 정적 제거에 국력을 낭비하지 말고 민생을 살리는데 오롯이 집중하길 바라는 뜻도 담겼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향후에 당을 좀 더 많은 의견 수렴 통해서 크게 하나로 묶는 그런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당내 잡음을 미연에 방지하기도 했다.

비명(非이재명)계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가 캐스팅보터가 될 줄은 몰랐다”며 “다음 체포동의안이 왔을 때에는 정말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무기명 투표가 곧 소신으로 이어졌다”며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이탈표가 많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게 ‘당내 통합’은 더욱 큰 과제로 남았다. 다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비명계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후 사퇴론’이 거론된 것을 고려하면 ‘이재명호(號)‘에 대한 문제는 계속 제기될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모든 법률안을 표결하고 나서 국회를 떠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