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혁신 성공한 현대차그룹…내놓는 신차마다 '홈런'

by송승현 기자
2020.03.31 17:09:20

G80, 계약 첫날 2만2000대…신형 아반떼 1만대 ''사상최대''
`르 필 루즈`서 선보인 미래지향적 디자인 효과
기아차, K5 `올해의 디자인상`…바짝 추격

지난 30일 공개된 제네시스 신형 G80.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출시한 신차의 흥행이 매섭다. 제네시스 신형 G80와 신형 아반떼가 사상 최대 계약 건수를 올리면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신의 한 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전날 국내에 공식 출시한 ‘올 뉴 지 에이티(G80)’는 첫날에만 2만2000대가 넘는 사전계약 건수를 달성했다. 현대차에서 올해 판매 목표로 잡은 3만3000대의 3분의 2에 달하는 실적을 첫날 달성한 것이다.

7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공개된 신형 G80이 첫날 눈길을 끈 것은 단연 확 달라진 디자인이다. 2세대 G80이 묵직하면서 고급스런 대형차의 느낌을 뿜었다면, 3세대 G80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특히 제네시스의 로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인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을 담은 전면부는 현대적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쿼드램프에서 시작돼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로 갈수록 점점 낮게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과 ‘말굽’을 형상화한 후면부가 합쳐져 우아함도 동시에 뽐낸다.

현대차 관계자는 “G80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는 럭셔리 세단”이라며 “무엇보다 제네시스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디자인 혁신은 앞서 공개했던 7세대 아반떼 ‘올 뉴 아반떼’에서도 크게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8년 6세대 아반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삼각형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삼각떼’라고 혹평받았었지만, 신형 아반떼는 오히려 삼각형을 외관 전체에 녹여내는 과감함을 들고 나왔다.

특히 측면부에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로 불리는 테마를 적용해 여러 개의 삼각형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이런 방식의 디자인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구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지금껏 금기시돼 왔던 패턴이다. 하지만 신형 아반떼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과감히 시도한 결과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대라는 아반떼 역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현대자동차가 새로 출시한 ‘올 뉴 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의 디자인은 지난 2018년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한 콘셉트카 ‘르 필 루즈(Le Fil Rouge)’ 이후 이를 디자인에 적극 적용하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돼 르 필 루즈가 처음 적용된 8세대 신형 쏘나타는 측면의 케릭터 라인과 트렁크 상단의 리드가 삼각형의 모양을 나타내면서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선보였다. 신형 쏘나타 역시 지난해 5월에만 1만1169대 판매되면서 현대차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출시 1년을 맞이한 신형 쏘나타는 총 7만2788대, 월평균 6066대로 중형 세단의 최강자 자리를 굳혔다. 뒤이어 헤드램프와 그릴이 하나로 합친 르 필 루즈의 디자인을 차용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출시 3개월인 지난 1월까지 총 2만918대를 팔며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자동차(000270) 역시 혁신적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출시한 K5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에서 선정한 ‘2020 올해의 디자인’으로 선정되면서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특히 상어껍질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릴 패턴이 자리잡은 강렬한 전면부는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실적이 주춤했던 지난 2월을 포함해도 K5는 출시 3개월 만에 2만대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소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를 3년 안에 양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디자인 혁신을 통해 현대차의 뒤를 바짝 추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고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자동차업계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도 일관되고 높은 수준의 디자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에서 선정한 ‘2020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기아자동차의 K5.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