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훈풍에 건설기계 최대실적 기록

by남궁민관 기자
2018.02.08 17:13:03

지난해 유럽 최대 규모의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활약 중인 두산 굴착기 DX300LC-5.두산인프라코어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중국발 훈풍에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영업이익 기준 6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현대건설기계(267270) 역시 30%를 넘어서는 성장세를 과시했다.

현대건설기계는 8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5311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6%, 영업이익은 35.8% 증가한 호실적이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8.8% 줄어든 7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이미 호실적을 발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조5679억원, 영업이익 66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6%, 영업이익은 34.6% 증가한 호실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1년 이후 6년만의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55.8% 증가한 2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견인한 주 요인으로는 중국 등 신흥시장 내 굴착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중국 매출액 9168억원을, 현대건설기계는 35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1.4%, 92.9% 급증한 성적이다.

중국의 굴착기 시장은 일대일로 및 신농촌개발 등 인프라 투자 수요와 함께 노후 장비에 대한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5년 5만3000수준이었던 중국 굴착기 시장은 2016년 6만3000대, 지난해 13만1000대로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총 1만851대를 팔아치우며 시장점유율 8.3%를, 현대건설기계는 4013대로 3.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양사는 고른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APEM) 지역에서 전년 대비 12% 증가한 매출액 1조87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러시아·CSI(매출액 1498억원), 중남미(1011억원), 인도(2842억원)에서 각각 129.1%, 37%, 35.7%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신흥시장 강자임을 드러냈다.

양사는 전세계 건설기계 시장이 지속 호황을 보일 것이란 전망 속에 올해에도 모두 상향된 실적 목표를 제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매출액 7조3000억원, 영업이익 713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12%, 영업이익은 8% 성장할 것으로 본 것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목표 매출액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30% 높은 3조2834억원을 설정했다.

특히 지난해 최대 효자로 등극한 중국 시장의 경우 올해에도 SOC 인프라투자가 지속되고 원자재가 상승에 따라 광산 수요 확대 및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추산 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14만7000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 함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른바 APEM 지역 수요가 글로벌 인프라투자 지속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해 대비 올해 11% 매출성장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인도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인도법인 설립이래 1월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인도법인의 올해 1월 판매대수는 400대로 1년 새 42.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