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기대에 찬물부은 사드 충격…롤러코스터 탄 롯데쇼핑

by이후섭 기자
2017.02.28 16:41:30

지주사 전환 검토에 17.3%↑…신동주 블록딜로 `급락`
사드 여파 겹쳐 단기하락 불가피…변동성 확대
실적 영향 제한적 전망도…"저가매수 기회로 활용"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롯데쇼핑(023530)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 수혜 기대와 엇갈려 신동주씨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부지 제공 충격 등으로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보복성 조치에 따라 주가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세를 감안하면 주가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가는 올들어 2만1000~2만5000원선을 오가며 15%가 넘는 변동폭을 보였다. 지난달 19일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롯데쇼핑은 이달 16일까지 17.32% 올랐다.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반영됐고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선방했기 때문. 4분기 영업이익은 38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1% 증가했으며 부가세 및 종합부동산세 환급 등 일회성 이익을 제거한 실질적 영업이익도 18.8% 늘어난 224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9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만에 6.10% 빠지는 등 하락 전환했다. 전날에는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확정하면서 3.32%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0.86% 떨어졌다. 중국 반발로 사업에 끼칠 악영향이 우려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결과는 미국과 한국이 감당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롯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쇼핑이 중국사업을 철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쇼핑 중국법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5% 감소한 7986억원을 기록했고 순손실은 1444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중국사업을 철수하면 주당순이익(EPS)에는 오히려 이익이라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세는 불가피하나 과도한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사드 부지 제공에 따른 여파는 중국 현지 분위기가 국내에서 우려하는 것과 차이가 날 수 있어 섣불리 판단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향후 중국 정부가 취할 조치의 강도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리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로 인한 갈등 여파가 롯데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골프장 부지 제공으로 롯데쇼핑 실적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으며, 알리바바쇼핑몰 톈마오에서 철수한 롯데 플래그 숍도 영업 준비 중이었을 뿐”이라며 “만약에 이번 사태로 주가가 빠진다면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 연구원은 “3분기 특별격려금과 4분기의 부가세 등 환급을 제거하면 영업이익 상승 추세가 보인다”며 “홈쇼핑 영업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편의점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16.7%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등 성장세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