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택시비·전기료 다 오른다…'물가 상승' 부채질 우려

by이윤화 기자
2022.11.14 16:30:04

''밀크플레이션''에 가공식품 물가 더 오를 듯
택시비 인상에 전기료 등 공공 요금도 상승
5%대 물가 내년 하반기에나 2%대 하락 전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6%대를 넘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낮아졌지만, 우윳값, 택시비, 전기요금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비용이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2020=100)로 전년동기대비 9.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5월(10.2%)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우윳값 인상에 따른 각종 유제품의 줄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우유가격 산정에 영향을 주는 원유 수매 가격을 내년부터 ℓ당 49원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 흰 우유 1ℓ 가격은 6.6% 올리기로 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각각 8%, 9.6%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우윳값 인상은 아이스크림, 치즈 등 각종 유제품 가격은 물론, 커피· 빵 등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먹기리 뿐 아니다. 택시비, 전기 요금 등 물가 인상을 자극할 만한 요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서울시의 택시 요금이 오른다. 심야 할증 시간이 밤 10시로 2시간 앞당겨지고, 승객이 몰리는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할증률이 40%까지 높아진다. 내년 2월부터는 기본요금 역시 3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이나 오르는데, 기본 거리는 2㎞에서 1.6㎞로 되레 줄어든다.



액화천연가스(LNG), 석탄(유연탄), 석유 등 연료비 상승으로 가스요금, 전기요금, 지역 난방비 등 공공요금도 내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전기요금 단가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인 기준 연료비부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종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현재 5%대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인 2%대로 하락하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 기록한 뒤 낮아지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 연간 전망치는 5.2%, 3.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7.7%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7%대로 떨어졌지만, 대외 물가 흐름도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7%대 물가 역시 높은 수준인 데다, 독일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4%로 통일 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덴마크도 10.1%로 40년래 최고치를 보이는 등 전세계적인 고물가가 지속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말했듯 ‘인플레이션은 로켓처럼 빠르게 오르고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지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