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공동 계획"…시리아 정권 붕괴 후 이란 첫 입장

by이소현 기자
2024.12.11 18:27:19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연설에서 "증거 있다…의심 여지 없어"
"압박받을수록 저항 범위 더 넓어질 것"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사태에 대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에서 비롯한 일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2019년 2월 25일 아야톨라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테헤란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사진=AFP)


1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연 대중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조율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랜 기간 동맹국으로 2011년부터 13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 동안 군사·재정적으로 지원했던 아사드 정권이 반군 공세에 몰락 이후 이란에서 처음으로 나온 공식 반응이다.

그는 “시리아에서 일어난 일은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공동 계획의 결과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튀르키예로 추정되는 이웃 국가가 반군에 의해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번 시리아 사태에 분명한 역할을 했지만, 1차적인 책임은 서방 강대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리아의 이웃 국가가 이 문제에서 분명한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주요 공모자와 주요 계획자, 중앙 지휘실은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정권에 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우리에겐 증거가 있다”며 “이 증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항 전선은 압박받을수록, 범죄가 일어날수록 더 강해진다”며 “저항의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권력 공백 상태에 빠진 시리아의 주요 군사시설에 연일 맹폭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확실해진 이후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시리아 전역의 군사 시설 최소 350여곳에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공습은 시리아 내 해군·전투기·무인기(드론)·방공망·무기공장·미사일시설 등에 이뤄졌으며, 아사드 정권의 악명 높은 화학 무기 연구 시설 등도 폭격 대상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무기와 군 시설을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숙적 이란의 군사력에 타격을 가하고 앞으로 들어설 시리아 정권의 군사력도 약화시킬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