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감의 '눈'·열목어의 '벙커'…이란·한국 작가의 작품세계

by이윤정 기자
2022.07.25 23:55:31

파르잔키아 첫 개인전 '만 개의 눈'
오세린 개인전 '숲 온도 벙커'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실험적인 매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오는 9월 8일까지 파운드리 서울에서 열리는 파샤드 파르잔키아의 아시아 첫 개인전 ‘만 개의 눈(Ten Thousand Eyes)’과 바이파운드리에서 개최하는 오세린 개인전 ‘숲 온도 벙커’를 통해서다.

파샤드 파르잔키아의 개인전 ‘만 개의 눈’ 전경(사진=파운드리 서울).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난 파르잔키아(42)는 이란 혁명 직후 가족들과 함께 1989년 덴마크로 이주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16년 전업작가로 전향한 이후 회화를 중심으로 조각, 설치, 판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대중문화 등을 넘나드는 파르잔키아의 작품세계를 17점의 신작·근작 회화와 25점의 드로잉을 통해 소개한다. 거침없는 붓 터치와 어린아이가 그린 듯 단순하면서도 과감한 형태와 구성, 검정·빨강·파랑 등 시선을 끄는 강렬한 색감으로 채워진 것이 특징. 고대 중동의 벽화를 연상시키는 ‘Masked Ball 1-9’(2022)와 영국 락밴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음반 커버를 캔버스 귀퉁이에 그려 넣은 ‘Atlas and the Eye in the Sky’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작가의 그림에는 새, 불꽃 등의 상징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눈’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두 인물의 대화 장면 등에 담겨있는 또렷한 눈은 사람의 진실한 감정과 마음을 마주하는 일을 상기시킨다.

오세린 개인전 ‘숲 온도 벙커’(사진=파운드리 서울).
오세린(35) 작가는 서울대에서 동양화와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금속공예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금속 공예 기반의 작업인 ‘모방과 속임수’ 시리즈를 시작으로 오브제, 영상, 텍스트 등의 여러 매체를 다루며 관습과 통념을 뛰어넘는 작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연 광산과 열목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업한 도자와 3D 프린팅으로 빚은 18점의 조각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미지보다 서사를 찾는 작업을 중요시하는데 이번엔 아연 광산의 부흥·쇠락의 과정과 낙동강 열목어의 이야기를 작업에 접목했다. 살아가기에 적합한 깊은 숲과 계곡물의 서늘한 온도가 되돌아올 때를 기다리며 낙동강 열목어들이 몸을 숨겼을 ‘어느 틈새’를 상상하고 이를 도자와 조각들로 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