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이재명 '대장동 리스크'…대선 정국 현안으로 부상

by이유림 기자
2021.12.21 22:31:16

''대장동 의혹 연루'' 유한기 이어 김문기, 극단적 선택 추정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21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정치권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ㆍ자영업자 피해단체 대선후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처장은 이날 오후 8시 30분쯤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에서 퇴근하던 성남도공 직원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김 처장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에 있는 유동규(구속기소)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 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대장동 의혹 연루 인물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김 처장이 두 번째다.

지난 10일에는 대장동 개발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대장동 의혹’은 정국의 현안으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진척이 없던 ‘대장동 특검’의 불씨 역시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서는 암초를 만난 셈이라, 향후 사태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 방향을 고심하게 됐다.



이 후보는 김 처장의 사망과 관련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망 당시에는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실제적 진실을 밝히기 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대장동 의혹과 이 후보의 연관성에 주목하며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유명을 달리한 성남도시개발공사 故김문기 1처장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유가족 분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고인은 화천대유 심사과정을 전담하고 배당이익을 설계한 실무총괄이었다. 대장동의 비밀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도 했다”라며 “그러나 거대한 설계에 비춰보면 깃털이었을 뿐이다. ‘그 분’에 한없이 관대했던 검찰의 ‘꼬리 자르기’ 수사로, ‘명을 따른 죄’밖에 없는 사람들이 잇따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책임을 져야 할 몸통은 숨고, 힘없는 사람들만 짐을 짊어지고 떠나는 이 사태는 분명 비정상적이고 참담하다”라며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을 만든 대장동 ‘실무진’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비극에 대해, 설계자라던 이재명 후보의 책임 있는 입장을 기다린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람이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의 지인이라고 밝혔다. 또 유동규 전 본부장이 지난 9월 검찰 압수수색 전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였던 백종선 씨와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백 씨는 언론을 통해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