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호조도 정부 정책도 '일자리' 못 늘렸다(종합)

by김정현 기자
2018.02.08 17:10:46

작년 성장에도 고용효과 큰 서비스업 부진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도 '마이너스 성장'
청년실업 더 심각…일자리 부족한데 인구↑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해 국내 경기가 개선됐음에도 고용 회복 속도는 저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실업은 오히려 더 상황이 더 악화됐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취업자 증가 수는 32만명으로 전년 대비 2만명 더 늘어난데 그쳤다”며 “경기 개선과 정부 정책 등에도 불구하고 고용 회복 속도는 더뎠다”고 밝혔다.

한은은 그러면서 ‘고용탄성치’를 들어 설명했다. 지난해 1~3분기 중 고용탄성치가 2011~2016년 평균에 비해 낮았다는 것이다. 고용탄성치란 취업자 수 증가분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나눈 값이다. 경기가 성장했을 때 취업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서비스업 부진 탓이다. 지난해 1~3분기 외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이 예상보다 컸고 가계소득도 정체되면서, 서비스업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에 그쳤다.

고용시장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서비스업의 고용탄성치는 제조업의 5배를 넘는다. 한은이 지난 2011년~2017년 3분기 고용탄성치 평균을 분석한 결과, GDP가 1% 성장할 때 서비스업 취업자는 12만5000명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2만3000명/%)보다 높다.

특히 서비스업 중에서도 고용 효과가 높은 도소매·음식숙박업이 지난해 부진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의 고용탄성치는 전체 서비스업의 3분의1에 달하는데, 지난해 1~3분기 이 업종의 성장률은 1%에도 미치지 못 했다.



제조업종 중 그나마 고용 여력이 큰 노동집약적 업종이 부진했던 것도 고용 회복을 지연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취업계수(명/10억원)’가 큰 인쇄복제업(10.6)과 가죽제품업(5.9)은 마이너스 성장한 반면, 우리 경제를 견인했던 반도체업의 취업계수는 1.4에 불과했다. 취업계수는 일정기간 투입된 취업자 수를 실질산출액으로 나눈 것이다.

청년 실업의 앞날은 더 어둡다. 이미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20대 후반 청년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청년실업률(15~29세 기준)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9.9%였다. 지난 2000년 관련 통계 편제 이래 최고치다. 이런 와중에 청년 인구는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5~29세 인구는 2015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뒤 줄곧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정부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일본과 아세안 지역에 1만명 취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청년의 해외취업을 장려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