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임직원, 우리사주로 '대박의 꿈'

by권소현 기자
2016.11.15 15:00:08

세차례 걸쳐 우리사주 청약…경영진은 장내 매수도
평균 매수단가 1만201원…평가차익 20%
추가 상승 전망에 기대 만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로 임직원들의 기대가 크다. 16년 만에 주인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바뀌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미 예비입찰 전과 비교할때 20% 가량 평가차익이 났다.

15일 우리은행 주가는 1만2100원으로 전일대비 0.82% 하락했다. 지난 9월 23일 예비입찰이 실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1만1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가 본입찰이 있었던 지난 11일 1만2750원까지 올랐다. 본입찰 결과 7개 투자자에 29.7%의 지분을 팔기로 결정하면서 민영화에는 성공했지만, 이번주 차익실현 물량에 1만2100원선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그러나 매물이 어느정도 소화되고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민영화 완료로 매각과정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민간기업 경영참여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주가 할인 정도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13개 증권사가 제시한 우리은행 목표주가는 최저 1만3000원에서 최고 1만6000원에 이른다.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는 민영화되면 정부 지분이 없는 시중은행 중에 가장 주가가 낮은 하나금융지주 수준까지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3만4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4만2000~4만6000원 사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거듭된 민영화 실패로 할인요인이 적용되면서 정부가 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의 주가를 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민영화가 이뤄지고 나면 민간 시중은행 수준으로 한 단계 점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주식을 들고 있는 임직원들은 함박웃음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우리사주 청약을 실시했다. 지난 2014년 12월 네 번째로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경영권지분과 소수지분 입찰을 분리해 실시한 결과 우리사주조합이 2700만주(3.99%)를 낙찰받았다. 당시 주당 매입단가는 1만1350원이었다.

이어 작년 7월 정부가 과점주주 매각방안을 내놓기 직전에 255만주를 주당 9099원에 모집했고, 올해 7월 1만155원에 364만주 청약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우리사주조합의 보유 지분율은 4%대 중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매수단가는 각각 다르지만 1~3차 우리사주 청약 평균 매수단가가 1만200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20% 가량 차익을 올린 셈이다.

직원 중에는 우리은행 주식을 1만주 이상 들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 16년간 네 차례 민영화 실패를 지켜본 고참급 직원보다 젊은 행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경영진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사주 청약뿐 아니라 장내에서도 적극 자사주 매입에 나서 짭짤한 평가차익을 누리고 있다.

이광구 행장은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면서 교부받은 우리은행 주식 1251주에 더해 첫 번째 우리사주 청약에서 1만주를 매입했고 작년 7월 장내에서 8910원에 1만주를 추가로 사들여 총 2만1251주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7월 장내매수 가격은 8910원으로 이로 인한 평가차익만 3000만원이 넘는다.

이동건 그룹장은 작년 11월 장내에서 1만주를 1만1150원에 매입했고 남기명 그룹장은 작년 8월 2차 우리사주 청약 때 9099원에 8049주를 사들였다.

채우석 본부장은 무려 우리은행 주식 5만9561주를 들고 있다. 정원재 본부장과 이동빈 본부장, 조운행 상무도 2만주 이상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가 상승 기대감도 있었지만 애행심에서 자사주를 사기도 했다”며 “영업 일선에 있는 직원들에게는 열심히 일해야 주가가 오르고 자산이 늘어난다는 생각이 채찍이 된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