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단키트, 지난달에만 작년 연간 수출액 ‘절반 달성’
by박일경 기자
2020.05.21 19:38:14
지난해 체외진단기기 수출실적 5012억원
올 4월 2466억 수출…4개월 누적 2769억
SD바이오센서·씨젠·바이오니아·영동제약
30개국 이상 수출…신규 수출 기업도 4곳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가 지난달에만 작년 연간 수출 실적의 절반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K-바이오’ 기술력이 재조명되며 지난해 주춤했던 진단 키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 분자진단 전문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코아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 ‘BioCore 2019-nCoV Real Time PCR Kit’. 바이오코아는 지난 11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에 이어 국내에서는 6번째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사진=바이오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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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체외진단용 시약 수출금액은 5012억원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오히려 수입액이 5128억원으로 1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실적으로 코로나19 진단시약의 생산·수입·수출 실적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올 들어서도 진단키트 수출은 1~2월까지는 1월 3400달러, 2월 64만2500달러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라 3~4월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월(2410만1200달러) 대비 수출액이 8.35배 늘어난 2억123만달러(한화 2466억원)를 기록했다.
작년 연간 수출 실적(5012억원)의 약 50%를 불과 한 달 만에 거둔 셈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수출금액은 2억2598만달러(2769억원)로 집계돼 절반을 웃돈다. 통관 기준 월별 수출국가 수를 봐도 1월 1개에 머물렀지만 2월 33개, 3월 81개, 4월 103개로 수출국가가 대폭 확대됐다.
유희상 식약처 의료기기관리과장은 “체외진단용 시약은 작년 의료기기 총 수출액의 11.6%를 차지하고, 고위험성감염체면역검사시약 등이 2년 연속 상위 30위 내 포진하고 있다”며 “체외진단기기 성장 가능성은 이미 통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 과장은 “올해 코로나19 체외진단용 시약 수요가 폭증하고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을 제정하는 등 체외진단용 시약 분야는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집계 역시 다르지 않아 최근 우리나라 진단키트 수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 1~2월 진단키트 수출기업 수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6개 회사(코젠바이오텍·씨젠·솔젠트·에스디바이오센서·바이오세움·바이오코아)를 포함해 24개사로 일 년 전에 비해 2곳이 늘었다.
진매트릭스(109820)·팍스젠바이오·시선바이오·제큐리스 등 4개 업체는 새롭게 수출 대열에 합류했다. 실제 30개 이상 국가에 수출하는 회사도 SD바이오센서·씨젠(096530)·바이오니아(064550)·영동제약 등 4개사에 달한다. 10곳 넘는 국가에 수출하는 기업은 12개사에 이른다. 현재 중기부는 진단키트 수출국가 수를 117개국으로 파악하고 있다.
| 2019년 연간 품목별 한국산 의료기기 기준.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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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출길이 활짝 열렸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지금의 글로벌 러브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몇몇 키트의 검사 오류로 인해 국내 진단키트 전체 신뢰도가 무너지는 일은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한성희 바이오코아 생명공학사업본부장(상무)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 공정에 대한 품질관리(Quality Control·QC)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세계로 수출되는 만큼 운반 시 포장과 온도 유지 등 운송 조건까지 정확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란…
성 매개성 질환, 태아 감염, 뇌 척수액 및 혈액의 감염 질환, 법정 전염병의 감염 진단을 위한 시약을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