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학생 확진도 급증…보름여 앞 둔 수능 `비상`

by신중섭 기자
2020.11.16 17:03:52

수능 17일 남기고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지난 사흘간 학생·교직원 39명 무더기 확진
19일부터 `수능 특별 방역 기간` 운영 등 총력
"확진·자가격리 시 컨디션 영향"…고3 불안가중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다음달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수험생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사흘 동안에만 학생·교직원 39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학교 현장에까지 미치자 교육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부터 사흘 연속 200명을 웃돌며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태다.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세는 학교 현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적으로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전국 62개교로 지난 13일(97개교) 대비 32곳 줄었다. 하지만 학생·교직원 확진자는 13~15일 사흘간 학생 29명, 교직원 10명 등 총 39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9~12일 나흘 동안 14명이 신규 확진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파르게 증가한 셈이다.

확진이나 자가격리, 의심증상 등으로 등교하지 못한 고등학생은 13일 오후 4시 기준 5347명이다. 이 중에서도 확진이나 보건당국에 의한 자가격리 판정을 받은 학생은 345명이며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 하루 평균 300명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3만 따로 분류한 코로나19 확진자·자가격리자 통계는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산술적으로 단순 추정 시 일 평균 100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이 불과 17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교육당국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지난 15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수능 2주 전인 이달 19일부터 `수능 특별 방역 기간`을 운영하고 학원·교습소, 스터디카페 등을 대상으로 방역 점검을 강화하는 내용의 2021학년도 수능 집중 안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수능 1주 전인 이달 26일부터는 학원·교습소엔 대면 교습 자제를, 수험생에겐 학원 방문 자제를 권고한다. 이 기간에 학원 내 접촉으로 감염이 발생할 경우 학원 명칭과 감염 경로, 사유 등이 교육부 홈페이지에 한시적으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모든 고등학교 또한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수험생 감염·격리 위험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부터는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을 수능 병원시험장으로 활용되는 정부 지정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이송·격리 중이다. 수능 때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모두 지정 병원으로 이송되며 시험일까지 완치되지 못할 경우 병원에서 시험을 치른다. 지난 13일 기준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이 수능을 볼 병원 시험장은 전국 29개소(총 120여개 병상) 확보된 상태다.

교육당국의 대책 발표에도 학교 현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수능이 코앞인 상황에서 확진 판정이나 자가격리 조치를 받을 경우 컨디션 관리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의 한 고3 학생은 “친구들끼리 이번 수능을 로또나 복불복 수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아무리 병원고사장을 마련한다 해도 일단 확진이나 자가격리가 되면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든 증상 악화 때문이든 시험을 망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병원시험장이나 자가격리자용 별도시험장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혼란을 겪어야 한다는 점도 있다. 또 다른 고3 학생은 “병원 고사장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갑작스럽게 학교 고사장과 다른 분위기의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다면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능일까지 질병관리청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합동으로 공동 상황반을 운영, 시·도별 수험생 확진·격리 상황을 관계기관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수험생이 안심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왔다”며 “특히 수능 2주 전부터 수험생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