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미래 본 김승연…한화에어로·시스템, 기술 확보 '잰걸음'
by남궁민관 기자
2019.07.17 18:44:25
한화, 아시아나 인수설 속 예상 외 행보 주목
한화시스템, 우버에어 핵심 파트너와 맞손
한화에어로도 RSP·항공엔진 업체 대규모 투자
단순 항공 서비스보단 ''원천 기술'' 확보 방점
| 한화시스템이 투자를 결정한 미국 K4 에어로노틱스가 개발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가상도.한화시스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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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화시스템 등 방위산업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항공우주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들이 주를 이뤘지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단순 항공 서비스에 대한 투자보다는 항공우주 관련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의 투자에 우선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의 미래 항공우주 사업을 이끌어 갈 주축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방산 관련 계열사들이다. 항공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관련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제공동개발사업(RSP) 및 인수합병(M&A)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화시스템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래산업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항공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마당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달 11일 2500만달러(약 295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한 K4 에어로노틱스가 ‘VTOL(수직이착륙)’ 전문 업체인 카렘 에어크래프트에서 최근 분사·신설한 기업이라고 17일 밝혔다.
카렘 에어크래프트는 전세계 최대 규모 승차공유 기업 우버가 추진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에어택시 ‘우버 에어’ 상용화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다. 카렘 에어크래프트는 최근 K4 에어로노틱스 분사를 결정했다. 카렘 에어크래프트는 기존 방산용 기체 개발에 집중하고 K4 에어로노틱스는 민수용 에어택시 기체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K4 에어로노틱스는 우버 엘리베이트를 위한 ‘eVTOL(전기수직이착륙)’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개발을 도맡게 되며, 한화시스템과의 협력을 통해 이와 유사한 형태의 PAV 시제기 개발에도 나서게 된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전세계 PAV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인만큼 한화시스템은 이번 투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한화시스템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마련된 재원이 PAV 사업에 대거 활용될 것이란 전망까지 흘러 나온다.
카렘 에어크래프트 설립자인 에이브 카렘 최고설계책임자는 중고도 무인정찰·공격기인 프레데터 원형 개발자로 유명하다. 이번 에이브 카렘은 분사된 K4 에어로노틱스에서도 최고설계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우버 엘리베이트의 버터플라이에도 카렘 에어로노틱스의 최적 속도 로터 기술이 적용됐다. 도심 비행에 적합한 고효율·저소음을 확보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이 지속 제기돼 왔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존 방산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었다. 다만 최근 한화그룹의 투자 행간을 읽으면 김승연 회장의 투자 초점은 좀 더 미래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관계자는 “항공 관련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부분으로, 앞으로도 기술력 확보와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흘러나온 직후 미국 항공엔진 부품 전문업체 ‘EDAC(이닥)’의 지분 100%를 약 3억달러(약 3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단행했다. 해당 업체의 주요 고객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랫&휘트니(P&W) 등이며, 제품으로는 첨단 항공기 엔진에 들어가는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IBR)와 케이스 등이다. 미래 항공우주 사업 관련 원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였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맥락에서 RSP를 전개 중이기도 하다. RSP는 항공기 엔진의 개발, 양산, 애프터마켓까지 사업의 리스크 및 수익을 참여 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방식을 말하며,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술력 확보는 물론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항공업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15년 P&W의 GTF엔진 RPS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