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파트너스, 맥쿼리 펀드보수 공격…토종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반란?

by오희나 기자
2018.06.26 17:34:56

플랫폼운용, 맥쿼리인프라에 운용사교체 의안으로 주총개최 요구서 발송
"글로벌시장서 퇴출된 맥쿼리식 모델..보수낮추고 투명경영 해야"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토종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플랫폼파트너스가 외국계인 맥쿼리자산운용의 펀드 보수 책정 문제에 제동을 걸었다. 과도한 수수료 책정과 방만 경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어 운용사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종 행동주의 자산운용사가 외국계운용사를 대상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실행한 첫 사례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맥쿼리 한국인프라 투융자회사 펀드’(맥쿼리인프라(088980), MKIF)에 ‘법인이사 변경’을 통한 운용사 교체 건을 의안으로 주주총회 개최 요구서를 발송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자산운용의 과다한 보수, 중복 경영구조 및 방만경영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운용사 교체를 위한 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지난 2015년말 설립한 플랫폼파트너스는 운용자산 5000억원으로 MKIF펀드 주식 3%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다. 앞서 지난 5일 MKIF펀드 이사회에 맥쿼리자산운용의 잘못된 운용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공식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

서신에서는 △MKIF펀드가 맥쿼리자산운용에 지급하는 운용보수는 현재의 10분의1인 시가총액 대비 연 0.125%로 즉시 변경하고 성과보수는 폐지한다 △천안논산 휴게소의 현황을 파악하고 원복 등 필요 조치를 취한다 △자산의 임원,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관리운영계약 등 주요계약의 계약상대방, 계약상대방의 주주, 계약조건, 절차의 투명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개선하라는 3개 사항을 이사진에 요구했다.

이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운용사 교체를 안건으로 주총을 소집했다. MKIF펀드의 정관에 따르면 주주 과반의 결의로 자산운용사 변경이 가능하다. 플랫폼파트너스는 이번 주총에서 맥쿼리자산운용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플랫폼파트너스가 이사회에 제안한 수준과 유사한 운용 보수를 제안한 코람코자산운용을 법인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차종현 플랫폼파트너스 전무는 “이번 주주행동주의를 통해 주주들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는게 목적”이라면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였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주주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아 변화가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맥쿼리운용이 지난 12년간 MKIF펀드 전체 배당금의 32.1%에 해당하는 5353억원을 보수로 수취했으며 이는 타 인프라펀드의 운용보수 대비 최대 30배 이상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백양터널, 광주순환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총 12개의 국내 최우량 인프라자산에서 시민의 통행료와 정부보조금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MKIF펀드의 특성상 유사 펀드 평균 대비 10배, 최대 30배 이상의 보수구조는 기형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차 전무는 또 “MKIF펀드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보수구조를 지닌 맥쿼리의 상장인프라 펀드들은 2009년 이래 전세계 모든 시장에서 이미 퇴출돼 운용계약이 해지됐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잘못된 보수구조에 대한 어떤 논의나 문제제기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맥쿼리측은 플랫폼파트너스가 MKIF 구조를 잘못 이해해 일방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선미 맥쿼리그룹 이사는 “맥쿼리인프라펀드는 12개 자산을 모아높은 시가총액 3조원 규모 펀드”라며 “이를 운용하는 각각의 전문 인력들이 모여있고 수수료 자체가 글로벌 인프라 펀드 대비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MKIF 투자자의 수익율은 2006년 상장 이후 연 9.2%를 기록해왔고 배당수익률이 평균적으로 5~7%(코스피 평균 1.5% 이하)에 달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모두 갖췄다”며 “MKIF는 국내에 전례 없는 유일한 상장 인프라펀드로 주주 구성 80% 이상이 국내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맥쿼리 상장 인프라펀드 구조조정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