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국조 첫날부터 삐걱…‘불출석’에 ‘모르쇠’ 답변

by강신우 기자
2016.11.30 16:30:11

김수남 검찰총장 등 불출석에 오전 한 때 ‘파행’
조윤선, 최순실과 마사지샵 방문 의혹에 “전혀 모르는 일”
이창재 “‘정호성 녹음파일’ 없다…증거 제출은 어려워”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른바 ‘최순실 국정조사’가 30일 첫날부터 삐걱댔다. 김수남 검찰총장 등 주요 기관증인이 불출석하는가 하면 증거자료 제출불가, 의혹관련 질문엔 ‘모르쇠’로 일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대검찰청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법무부·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 등에서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한때 파행을 빚었다. 김수남 검찰총장·김주현 대검 차장·박정식 대검 반부패 부장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날 △국회 증인 출석이 수사의 공정성·중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법무부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는 관행 확립을 위한 점을 들어 국조에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조특위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이 대검을 뺀 나머지 기관을 대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려고 하자 여야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증인선서 이후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강행했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회의장서 퇴장하면서 국조가 중단됐다.

오후에 재개된 국조장에선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최순실 씨와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등의 인물을 아느냐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했다.



장 의원은 조 장관의 정무수석 시절 최순실, 김장자와 함께 정동춘이 운영하는 마사지샵을 간 것이 적발돼 특별감찰관 조사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는 의혹 제기에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창재 법무부 차관은 검찰이 확보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을 국조특위에 제출해 달라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특검 수사도 진행되고 재판도 진행되는데 녹음파일을 제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차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육성이 담겼다는 녹음파일에 대해선 “그런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황당한 답변도 나왔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삼성의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공단 직원에게 “(중요한 증거자료가 있을 지도 모르는)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했느냐”고 묻자 해당 직원은 “원래 쓰던 휴대폰이 고장나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이 “원래 쓰던 휴대전화는 어떻게 했느냐”고 하자 그는 “그건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박 의원은 “상식적으로 고장난 휴대전화라지만 쓰던 전화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