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메모리, 본격 판가인상…수급 불균형 아직 시작도 안했다

by김소연 기자
2026.02.02 15:08:17

HBM4 시대, 더 커지는 메모리의 힘
D램·낸드 가격 상승세…DDR4 11달러 돌파
"올해 3분기 메모리 쇼티지 가장 극심"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 메모리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할수록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압도적인 수요 속에 올해 2~3분기에 메모리 수급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1.50달러로, 전월(9.30달러) 대비 23.66% 상승했다. DDR4 가격은 지난 2024년 12월 1.35달러에서 1년간 꾸준히 인상되며 11.50달러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도 지난해부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46달러로, 전월(5.74달러) 대비 64.83% 폭등했다. 13개월 연속 상승세다.

SK하이닉스가 공개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실물. (사진=이영훈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가격 인상책을 공격적으로 펴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전략적으로 대응한 결과 반도체(DS)부문 수익은 빠르게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3조6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160조원, 177조원을 넘어서리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은 56%, 낸드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58%에 달했다.



메모리 수요처가 PC·모바일 중심의 기업·소비자간 거래(B2C)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기업간 거래(B2B) 영역으로 확대된 영향이 크다.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자동차, 가전, 로봇 등 AI 및 범용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가 확대됨에 따라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HBM 외에 일반 메모리, AI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데 반해 공급 확대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는 HBM4 시대를 앞두고 HBM 생산에 웨이퍼 투입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이자 AI 메모리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한복판에 HBM4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이크론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등 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규복 인하대 특임교수는 “이미 생산된 메모리는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HBM에 편중된 메모리 생산으로, 일반 메모리 쇼티지(공급 부족)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기업들이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 P5 공사를 재개하며,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세웠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청주 M15X를 계획보다 앞당겨 준공했다. 마이크론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 파워칩반도체제조회사(PSMC)의 ‘P5 팹’을 인수해 내년부터 D램 양산에 본격 돌입하겠다고 했다. 폭증하는 메모리 수요를 감안하면 단숨에 공급 부족을 해소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우위 시장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현재 수요를 넘어설 수준의 팹(공장) 확장이 없기 때문에 공급 부족은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시점은 2028년 이후”라고 분석했다. 이규복 특임교수는 “TSMC처럼 3교대에 준하는 가동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급 불균형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3분기가 가장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