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개장 임박 '서울역고가' 가보니…'흉물'서 '관광명소'로 탈바꿈 ...

by정다슬 기자
2016.10.18 18:05:16

만리·중림·청파동 일대 경관 개선될 듯
대우재단빌딩~호텔마누 보행로로 연결
"바닥에서 진동 느껴져"..안전문제 해결해야

△내년 4월 보행길로 탈바꿈돼 시민들에게 개방될 서울역고가 조감도. [그림=서울시 제공]
[글·사진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8일 오전 11시께 지하철 4호선 회현역 4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서울역고가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균열이 되고 노후된 콘크리트는 모두 제거됐고 사람의 키에 맞춰 새로운 바닥판이 설치됐다. 45년 동안 서울역을 중심으로 중구 퇴계로와 만리재로를 이어온 이 고가도로는 그동안 차량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했지만 내년 4월부터는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보행길로 탈바꿈한다.

폭 10.3m, 연장 1024m, 높이 17m의 다리에 서울시는 다양한 나무와 꽃을 심어 아름답게 꾸미고 카페·인형극장·장미무대, 목력스테이지·전시장·트램폴린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역고가를 중심으로 17개 보행길을 퇴계로와 한강대로, 서울역광장, 북부역세권, 청파·만리·중림동과 연결해 이 일대의 발전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퇴계로에서 서울역고가로 들어가는 초입 양측에는 호텔마누와 대우재단빌딩이 있다. 이 두 빌딩 역시 서울역고가와 빌딩을 잇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가 완료되면 남산과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보행길이 탄생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전에는 회현동에서 남산으로 가려면 남산 3호터널까지 돌아가야 해 접근성이 매우 떨어졌다”며 “두 건물을 잇는 보행로는 바로 남산과 남대문으로 연결돼 있어 이 일대 관광수요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스퀘어, 연세재단빌딩, 메트로빌딩도 서울역고가와 잇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역고가에는 6개의 엘리베이터와 한 대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주변지역과 연결될 예정이다. 엘리베이터 연결지점은 △회현역 5번 출구 △한양도성 △퇴계로방향 선큰가든램프 △서울역광장 △청파동 방향램프 △중림동 방향램프이다. 에스컬레이터는 퇴계로방향 선큰가든램프에 설치된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서울역고가가 서울시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자리 잡는다면 고가에서 지상부로 연결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할 것으로 기대됐다.



△내년 4월 준공되는 서울역고가에서 바라본 서울역의 모습. 서울역과 함께 있는 롯데아울렛이 바로 연결되도록 엘레베이터가 설치된다.
서울역고가에서 만리재로 방향으로 더 이동하면 서울역이 눈앞에 들어온다. 이전에는 차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었던 광경이다. 서울역 뒤쪽으로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들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이 입주할 시점에는 서울역고가가 완전히 보행로로 바뀐 모습을 아파트 내에서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이충열 서울역일대종합발전기획단장은 “228종 2만 400여주의 꽃과 나무가 서울역 고가에 심어져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야간에는 다양한 조명을 설치해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배관, 설비 및 고가 포장을 11월 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3월까지 고가 상부 화분과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고 시민에게 개방되는 시점은 오는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로 보고 있다.

과제는 남아 있다. 바로 안전문제다. 이날 서울역고가를 직접 걸어보자 바닥을 타고 다리의 진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현장관계자들은 “바닥판만 설치되고 이음새를 메우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진동”이라며 “보수·보강 작업을 마쳤고 규모 6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도 돼 있는 만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대규모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예측해 대비하고 시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서울시는 이런 작업을 위해 현재 서울연구원에 계절별·일자별 서울역고가 유동인구를 예측하는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