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재출간…17년 뒤 후기 수록
by장병호 기자
2025.12.04 14:55:13
박민규 작가 대표작…80년대 청춘 이야기
내년 영화 개봉 앞두고 양장 특별판 출간
등장인물 후일담 담은 ''그 후 17년'' 수록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박민규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내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양장 특별판으로 새로 출간됐다.
| | 박민규 작가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 표지. (사진=위즈덤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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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잘 알려진 박민규 작가가 2008년부터 6개월간 온라인 서점 예스24 블로그에 연재한 소설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음악. 라벨이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벨라스케스의 그림 ‘라스메니나스’도 소설 속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작품은 1980년대 서울 변두리를 배경으로 못생긴 여자와 상처 입은 두 청년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외모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청춘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파고든다.
백화점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 이야기를 넘어 부와 아름다움이라는 허울 좋은 기준에 편입하지 못하는 절대다수의 자화상, 그리고 그 바깥에서 존재를 지키려 했던 한 세대의 감정시를 대변한다. 소비 문화가 번져가던 시대적 풍경 속에서 작가는 ‘못생김’이라는 낙인을 단 인물에게서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을 조명하며 외모 중심 질서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이번 특별판은 박민규 작가가 직접 쓴 후기 ‘그 후 17년’이 새로 수록됐다. “가끔 그들을 생각한다. 그와 그녀, 그리고 요한…”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후기는 소설 속 인물들의 17년 뒤 이야기를 추억 어린 문장으로 담아 눈길을 끈다.
후기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재회한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끝난 줄 알았던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후일담이다. 박민규 작가는 “오래전 쓴 글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란 쉽지 않다”며 “긴 세월, 부족한 글을 읽어주닌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후기를 끝맺는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영화 ‘파반느’로 제작돼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의 이종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배우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