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사상자 낸 고흥병원 화재…천장서 불꽃 일더니 '확'

by남궁민관 기자
2020.07.10 21:41:34

병원 1층 CCTV 확인 결과 전기적 요인 가능성
천장서 떨어진 불똥, 책상 이어 벽타고 번져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남 고흥 윤호21병원 화재가 전지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추정되는 가운데 최초 화재 발생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이같은 징후가 찍힌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전 3시 38분께 전남 고흥군 윤호21병원 1층 천장에서 불꽃이 이는 폐쇄회로(CC)TV 장면.(사진=연합뉴스)


10일 전남지방경찰청이 공개한 화재 당시 CCTV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8분 50초께 병원 1층 천장에서 작은 불꽃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후 불꽃은 천장재를 태우기 시작했고 불똥이 병원 책상 등에 떨어지며 1분이 채 지나기도 전인 오전 3시 39분 27초께 책상에서 불길일 일며 삽시간에 번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불길이 천장 벽면을 타고 진행됐고 이후 불이 타는 소리를 들은 환자가 황급히 이동하는 모습도 CCTV에 포착됐다. 해당 환자는 곧바로 간호사를 깨운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의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오전 3시 50분 대응 1단계, 오전 4시7분 대응 2단계를 잇따라 발령하고 펌프차 7대와 사다리차 3대 등 장비 50대와 소방관 270대, 의용소방대 60명 등 총 450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2시간 30여분 만인 오전 6시 1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다만 이번 화재로 현장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견됐고, 28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중 80대 여성 한명은 이날 오후 2시 48분께 부산 한 병원에서 사망해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27명으로 집계됐다. 병원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 인명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CCTV에 기록된 바와 같이 현재 경찰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소방당국·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이날 오후 합동으로 감식을 벌인 결과 병원 1층에 배치된 각종장비와 천장에 설치된 전기 설비들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병원 2018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 포함됐지만, 2022년 8월까지 유예기간이어서 설치를 미뤄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