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 접어드나 했더니…`한 곳서 74명` 집단발병 재점화

by함정선 기자
2020.03.18 16:56:23

대구 요양병원 74명 집단발병…추가 집단발병 가능성도
분당제생병원 원장 확진으로 복지부 차관 등 자가격리도
해외 유입도 지속 증가…강력조치 요구 목소리 커져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가 나흘째 100명 이하를 기록하며 수치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구 요양병원에서 또다시 70명 이상의 집단발병이 새롭게 발생했다. PC방 등과 연관된 산발적인 집단발병도 이어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분당제생병원 집단발병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차관 등 주요 관계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를 근절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며 집단발병을 중심으로 유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대구에서는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중 서구 소재 ‘한사랑 요양병원’에서 74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한꺼번에 발생했다. 종사자가 17명, 환자가 57명이다. 이외에도 대구에서는 요양병원 4개소에서 총 13명의 확진 환자가 나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증가하거나 집단 발병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집단발병과 관련한 확진자도 늘어나고 있다. 9일부터 18일까지 확진자는 총 55명이다. 경기에서만 50명이며 서울 4명, 충남에서도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역시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으로 2차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사례 대부분은 집단발병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발생사례 중 80.2%가 집단발생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코로나19는 초기 증상이 경미하지만, 그 시기에 전파력이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집단발병을 일으키기 쉬운 바이러스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집단발병의 경우 환자가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병상 등 의료자원의 부담이 커지며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문제로 손꼽힌다. 요양병원, 병원, 요양원과 같은 고연령 고위험군이 모여 있는 시설의 경우 청도 대남병원처럼 다수의 중증 환자가 발생하고 다수의 사망자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크다.



집단발병 여파가 코로나19의 컨트롤 타워인 보건복지부에까지 튀었다. 이영상 분당제생병 원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이 원장이 지난 13일 참석했던 수도권 대학·종합병원 간담회 참석자들이 현재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간담회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으로 매일 관련 정책 전반을 챙겨온 김강립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여했으며 복지부 공무원 7명과 23명의 병원장 등이 함께 했다.

분당제생병원은 5일부터 현재까지 31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된 곳이다. 31명 중 분당제생병원 내 확진자는 28명, 병원 외 접촉자는 3명이다. 현재 당국은 이영상 원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접촉 정도에 따라 진단검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집단발병만큼이나 코로나19 해외 유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여러 국가가 국경을 봉쇄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고 나서자 불안감이 커진 까닭이다. 특히 최근 검역과정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외국인이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음식점 등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고 최근 4일간 이를 통해 검역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총 11명이며 이들은 모두 내국인이다. 대부분 유럽을 방문했으며 미국과 태국, 이집트 방문자가 각각 1명씩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입국금지 또는 강제 자가격리 등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해외 유입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로 대부분 국민은 면역이 없고 초기 전파력이 높기 때문에 아예 근절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국내 전파도 분명히 있지만 해외의 전파들도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의료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집단발병을 최대한 차단하며 속도를 늦춰 우리가 통제 가능하도록 유행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