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병서 기자
2024.12.17 18:26:27
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회동
여야 간 주요 쟁점 의견차 좁히지 못해
“죄 씻어야” “정치 공세 일관” 날선 공방
[이데일리 황병서 김응열 기자] 여야 원내 대표가 국회의장 주재로 17일 첫 회동을 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 첫 상견례 자리였지만 뼈 있는 말들을 서로에게 던지며 공방을 벌였다. 특히 내란행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설치 문제와 대통령 권한 대행의 국회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 문제를 놓고 합의를 시도했지만 불발로 그쳤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 대행이 만났다. 이 자리에는 박성중 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 부대표가 배석했다.
우 의장은 이날 12·3 비상 불법 계엄 사태 후 정국 안정을 위해 여야 간 협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 국회는 이 상황을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온 힘을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국정의 중심이 국회인 것처럼 국회의 중심 역시 국민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 “민생 경제를 먼저 챙겨야 한다”면서 “바닥 경제 현장에 가장 닿아 있는 것이 국회의원인 만큼 국회가 더 크게 책임을 다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추천 몫인 3인의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관련 일정과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위 구성 건에 대해서도 여야 간의 협의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이 협치를 강조했지만, 여야는 공방을 주고받았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권 당 대표 권한 대행에게 △내란 사태 국조 특위 신속한 개시 △헌법 재판관 인사청문 특위 신속한 구성 △ 국무위원에게 불필요한 압박 금지 △국정협의체 참여 △민생경제 회복 동참 등 5가지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비상 시국이다.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인해서 경제, 외교, 안보 국격이 망가졌고 특히 민생과 경제는 갈수록 악화했다”면서 “(내란 사태 국조 특위에 신속한 개시가)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에 동조했던 국민의힘이 조금이라도 국민 앞에 죄를 씻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권 당 대표 권한 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할 당시에 언급했던 말을 들며 국정 안정에 협치할 것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전인 2017년 2월 ‘탄핵 심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빨리 결정해야 국정이 안정되고 시간을 끌면 그만큼 나라도 불안정해진다’고 말했다”면서 “오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했는데 2017년도에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권 당 대표 권한 대행도 곧바로 응수했다. 그는 “오늘 제가 원내대표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민주당 원내대표를 뵙는 자리”라면서도 “상견례 자리에서 정치 공세를 일관하는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원내대표에 선출된 후 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오늘 국회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 응한 것을 보면 저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당 대표 권한 대행도 “대통령 권한 대행의 직무 범위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 고건 대행과 박근혜 대통령 때 황교안 권한대행의 전례를 따르면 놀라움도 없고 분쟁할 소지가 없다”면서도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의 추미애 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모두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을 했는데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는 논리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여당이 정부 총리나 장관들과 당정 협의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압박이라고 호도하는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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