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등 역주변 노숙인, 환경미화원으로 ‘새 삶’

by김미영 기자
2020.06.09 18:23:10

한국철도, 7개역 노숙인 86명에 새 일자리
지자체, 노숙인지원센터와 협업…역 광장 환경미화 업무 맡겨
9년간 330개 일자리 창출, 147명 ‘자활’

한국철도는 서울시 등과 손잡고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을 올해도 이어간다고 9일 밝혔다.(사진=서울시 제공)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역 등 철도역 인근에서 갈 곳 없이 노숙하던 이들이 환경미화원이란 새 일자리를 얻어 자활의 걸음을 내딛는다.

한국철도(코레일)는 주요 역 주변 노숙인의 자립을 위해 서울·영등포·부산역 등 전국 7개역 노숙인 86명에게 새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상인원은 서울역 25명, 영등포역 15명, 청량리역 5명, 안양역 10명, 대전역 10명, 대구역 6명, 부산역 15명 등이다.

한국철도는 ‘노숙인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6개월간 자활의지가 높은 노숙인에게 역 광장 환경미화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근무에 앞서 이들에겐 안전·개인위생 관리 교육을 벌이고 자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한다.



이 사업은 한국철도가 지방자치단체, 노숙인지원센터와 함께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창출 모델이다. 한국철도가 일자리와 사업비용을 제공하면 지자체는 주거비·생활용품을, 노숙인지원센터는 근로자 선발과 사업운영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국철도는 일자리 공급 규모가 가장 큰 서울시와는 지난 5일 서울역에서 사업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새 일자리를 얻은 이들은 월 60시간 근무(1일 3시간, 20일)에 주차, 월차 수당, 식대를 포함해 월급 약 72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서울시는 이들에게 6개월간 월 25만원 안팎의 임시 주거(월세)를 제공한다.

한국철도의 노숙인 일자리 지원 사업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노숙인 일자리 지원 사업을 시작해 매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9년 동안 320개 일자리를 창출해 442명의 노숙인을 지원했고, 이 가운데 147명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았다.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은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과 항상 함께하려 마련한 사업”이라며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