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육박하는 폭염에…무·배추 가격도 ‘들썩’(종합)

by김형욱 기자
2018.07.23 16:17:50

작황 악화에 평년比 20~40% 올라
장기화 땐 과수 등 추가피해 우려
가축 폐사도 23일까지 125만 마리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낮 최고기온 40℃를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 배추 등 농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장기화 땐 사과 등 품목의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중순 배추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27.9% 높은 포기당 2652원이라고 23일 밝혔다. 무 가격도 개당 1450원으로 43.7% 올랐다.

폭염 여파다. 7월 상순까지만 해도 무·배추 도매가는 평년 수준이었으나 폭염으로 작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은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무름병이 퍼졌다. 안 그래도 재배면적이 줄어든 무 역시 폭염에 따른 작황 악화로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졌다.

7월 중순 가락시장의 하루 평균 배추 반입량은 평년(최근 5년) 평균 581t이었으나 올해는 418t으로 28% 줄었다. 무 역시 482t에서 471t으로 줄었다.

무, 배추를 뺀 다른 농작물은 아직 가격에 큰 영향이 없다. 토마토나 수박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오르긴 했으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아직 폭염 피해 신고 농가는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포도, 사과 등 과일 역시 강한 직사광선 노출 땐 햇볕데임(일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아직 봉지를 씌운 탓에 큰 피해는 없다.



문제는 이번 폭염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3일 폭염 대책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무, 배추와 사과 일부에만 영향이 있다”면서도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도 23일 오전 9시 기준 125만마리를 넘어섰다. 닭이 118만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리와 메추리도 각각 4만6000마리, 2만마리 죽었다. 돼지도 7838마리 폐사했다. 닭, 오리 같은 가금류나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렵다.

아직 전체 사육마릿수와 비교해 폐사 수 비중이 1% 미만(닭 0.62%, 돼지 0.07%)이어서 소비자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현 추세라면 축사 피해도 더 커질 수 있다. 당국은 지난달 꾸린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폭염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 농축산물 수급과 함께 고령농업인의 온열질환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특히 온도 영향이 큰 고랭지 배추에 대해선 지난 18일자로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키로 했다.

김정욱 정책관은 “배추, 무 등을 중심으로 수급조절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해 가격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폭염에 급등한 배추·무 가격 추이. (수치=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