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수영 기자
2017.10.17 16:35:03
카페24, 서류미비로 청구서 한달 가까이 미뤄
실제 상장 심사에만 두달 소요..내년 초 상장
거래소, 주간사 풋백옵션 부담여부 검토 안해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인 카페24가 상장예비신청을 미루면서 올해 목표로 한 `테슬라 1호` 상장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제도 도입 후 1년간 테슬라요건 상장사가 나오지 않게 된 것으로, 일부에선 까다로운 요건 등을 이유로 들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페24의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9월말 목표로 한 상장예비신청을 미뤄 이달 안에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청구서 접수 후 심사에만 약 두 달이 걸리기 때문에 이후 공모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초에나 코스닥시장 상장이 가능한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테슬라 1호다 보니 여러 신경쓸 게 많은 게 사실”이라며 “청구서 제출 서류 보완과 내년 사업계획을 추가 검토하는 작업으로 예상보다 제출이 늦어졌지만 이달내엔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도 “사전 협의는 마쳤지만 그 쪽(카페24)에서 기술적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예상보다 청구서 접수가 늦어져 올해 상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신설한 테슬라 요건 상장에 따라 올초 이 제도를 도입했다. 테슬라요건 상장은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처럼 이익은 미실현 상태지만 장래 성장성이 큰 기업을 대상으로 완화한 제도다. 바이오기업처럼 전문적인 기술력이 없더라도 사업구조가 뛰어나다면 상장이 가능한 셈이다. 실제 테슬라는 적자 상태에서 나스닥에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며 시가총액 500억달러 이상으로 뛰어올랐고 지난해 매출도 7억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테슬라요건 상장이 거론되는 업종은 이커머스업종인 티몬, 쿠팡, 위메프와 020업체인 배달의민족, 직방, IT업체인 엔쓰리엔, 케이앤제이 등이다. 이 가운데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곳은 카페24 한 곳 뿐으로 현재 K-OTC시장 내 주가가 약 5만원, 시가총액이 5000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선 주관사가 져야 하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부담에 증권사들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풋백옵션은 테슬라요건 상장 후 3개월 내 주가가 하락하면 주간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물량을 다시 사줘야 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요건 상장사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풋백옵션 대한 부담이 큰 게 주된 이유로 보인다”며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겐 잠재적인 압박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1호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재검토하는 건 맞지 않다는 입장.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에 대해 건의가 들어온 것도 없고 1호 상장 이후 주가 추이를 보기 전까진 이에 대해 논의를 성급하다”고 말했다.